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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눈물로 LG 트윈스와 작별한 케이시 켈리의 대반전. 미국 언론도 주목했다.
공교롭게도 켈리가 속한 신시내티 산하 트리플A팀 감독이 바로 아버지인 팻 켈리다.
25일(이하 한국시각) 빅리그 콜업 기회가 찾아왔다. 신시내티 구단이 투수진 보강을 위해 켈리를 빅리그 로스터에 등록했고, 이날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 경기에 신시내티가 10-2로 크게 앞선 7회말 불펜 요원으로 등판, 3이닝 동안 9명의 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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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도 앞다퉈 보도했다. 'AP통신'은 켈리의 콜업 통보를 아버지인 팻 켈리 감독이 직접 했다고 밝혔다. 트리플A팀 감독인 만큼 당연하지만, 두 사람이 실제 부자지간인만큼 특별한 감동이 있었다.
팻 켈리 감독은 24일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의 불꽃놀이를 지켜보다 켈리에게 "이번주 토요일(25일)에 뭐할 거냐"고 물었다. 켈리는 "선발 등판을 준비해야죠"라고 이야기 했고, 켈리 감독은 "빨리 준비해서 피츠버그로 가라"고 빅리그 콜업을 통보했다.
켈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밤 상황을 되돌아보며 "(콜업 통보 후)우리는 몇초 동안 서로를 응시했다. 그리고나서 아버지가 먼저 울기 시작했고, 나도 울었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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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는 곧장 짐을 싸서 피츠버그 원정에 합류할 준비를 마쳤고, 다음날 아침 피츠버그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날 밤 켈리는 2159일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라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LG 선수단과 눈물의 작별을 할 때까지만 해도 이제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불과 한달 만에 다시 최고의 무대에서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켈리는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나 조차 내가 다시 빅리그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 의심했다. 오늘은 내게 최고의 순간 중 하나다. 나는 오늘 내가 원하는 리그에서 내가 원하는 공을 던졌다. 내 공이 통하지 않는 날도 있겠지만, 나는 나의 투구에 자신이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