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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40홈런-40도루 고지를 정복하면서 내셔널리그(NL) MVP를 사실상 확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타니는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에서 4회말 유격수 내야안타를 치고 나간 뒤 프레디 프리먼 타석에서 2루를 여유있게 훔쳐 시즌 40번째 도루를 성공했다. 이어 3-3으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서 상대 좌완 콜린 포셰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며 시즌 40번째 홈런을 장식했다. 40-40 클럽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오타니는 올시즌 NL로 옮기면서 타격에만 전념하고 있다. 작년 가을 LA 에인절스 시절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아 투수로는 한 시즌을 쉬고 있는 상황이다. 투타 겸업을 잠시 중단한 것인데, 그렇다고 오타니의 만화같은 천재성이 결코 사라진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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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com이 거론한대로 앞서 40-40을 달성한 5명 가운데 MVP는 칸세코와 아쿠냐 주니어 둘 뿐이다. 1996년 배리 본즈(42홈런-49도루)는 NL MVP 투표에서 5위에 그쳤고,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42홈런-46도루)는 AL MVP 투표에서 92점을 얻어 9위에 처졌다.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46홈런-41도루)는 NL MVP 투표에서 6위에 머물렀다.
다시 말해 40-40이 역사적으로 MVP 보증수표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오타니의 40-40은 차원이 다르다. 역대 가장 빠른 페이스로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한 경기에서 동반 달성함과 동시에 끝내기 만루포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드라마틱한 요소까지 갖췄다.
이날 현재 오타니는 홈런(40), 득점(97), 장타율(0.614), OPS(0.992), 장타(75), 루타(307) NL 1위다. 타점(92)과 도루는 각 2위, bWAR(6.5) 1위, fWAR(6.1) 2위다. 40-40이 아니더라도 사실 NL에서 오타니에 필적할 선수는 없다.
만약 오타니가 NL MVP에 오른다면 지명타자로는 역대 최초의 사례이며, 양 리그 MVP는 프랭크 로빈슨(1961년 신시내티, 1966년 볼티모어)에 이어 두 번째 선수가 될 수 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만장일치 여부다. 오타니는 2021년과 2023년 AL MVP에 오를 때 두 번 모두 만장일치 의견을 받았다. 이 역시 역대 최초다. 40-40을 넘어 50-50까지 정복한다면 생애 세 번째 MVP도 만장일치로 따낼 공산이 커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