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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래서 자식과 손자는 다른 느낌이라고 하나봅니다."
주인공은 양제신(74)씨와 신영숙(72)씨였다. 그냥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니었다. 한국 프로농구의 '레전드' 가드 양동근을 키워낸 장본인들이었다.
양동근 울산 현대모비스 코치의 부모. 동시에 이날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양제이의 외조부, 외조모였다. 양제이는 양동근 친누나의 아들로, 친누나는 미국인 남편과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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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부터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며 이날 트라이아웃을 준비했다. 한국에서 쓰는 휴대폰도 없다. 독립야구단 경기를 하든, 뭘 하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챙겨줘야 한다. 이날도 새벽부터 경기도 남양주에서 이천까지 함께 했다.
최고의 농구 선수 아들을 키워낸 위대한 부모가, 이제는 손자 걱정을 해야 한다. 외할머니 신씨는 "날씨가 더운데 손자가 저렇게 땀을 흘리니 안쓰럽기만 하다. 너무 힘들어 보인다"고 걱정했다. 신씨는 "아들이 운동할 때는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 때는 우리도 젊었고, 운동을 하면 그런가도 했다. 이러니 아들과 손자는 틀리다고 하나보다. 우리 손주, 덩치만 크지 집에서는 애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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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는 "동근이가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을 때는 떨리고 설레기만 했는데, 손자 드래프트는 걱정부터 된다. 지명을 받으면 바로 눈물이 날 것 같다"고하며 "제이가 미국에서는 클럽 야구를 했다. 체계적이지 않았다. 지금은 부족하지면, 연습하고 노력하면 충분히 더 잘할 수 있다"고 손자를 응원했다.
양제이는 미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한국말을 제법 잘한다. 어린 시절 기억도 있고, 미국에서도 할머니와 하루가 멀다하고 통화를 하며 한국말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인드도 미국 선수 느낌이 전혀 없다. 2군 생활, 군대 생활 등에 대해 전혀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없고 부딪혀보고 싶다고 당차게 얘기했다.
양 코치는 현대모비스 해외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어 조카 응원을 직접 오지 못했다. 이날은 양제이가 주인공이었지만, 그래도 두 노부부에게 아들도 여전히 소중한 보물이다. 부친 양씨 팔목에는 에베레스트 등정을 자랑하는 팔찌와 함께, 양 코치의 등번호와 현대모비스 구단 로고가 새겨져있는 헌 팔찌가 소중하게 채워져 있었다.
이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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