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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우리 잔여경기가 너무 많다. 에이스만 줄줄이 만날 수도 있는데…"
오후 5시반을 넘기면서 하늘에 구멍이 뚫린듯 폭우가 쏟아졌다. 시야가 하얗게 가려질 정도의 엄청난 강수량이었다.
미처 방수포를 깔 틈도 없었다. 간신히 마운드와 홈플레이트를 가리는 소형 방수포가 설치됐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초대형 방수포를 가져올 시간도, 필요성도 없었다. 이미 내야는 깊게 파인 물웅덩이들로 초토화된 뒤였다. 현장에서 모두가 예상한대로, 경기시간 30분을 남기고 빠르게 우천 취소가 결정됐다. 경기 전부터 근처 카페와 음식점을 가득 채우며 주중 야구장 나들이를 꿈꿨던 팬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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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롯데 구단과 코치진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가뜩이나 잔여경기가 많이 남은 롯데다. 롯데는 올해 105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두산(114경기)와는 9경기나 차이가 난다. 무려 39경기나 남겨두고 있다.
우천 취소경기는 향후 KBO가 재편성하게 된다. 하필 반도의 가장 끝에 위치한 연고지를 갖고 있어 이동거리가 가장 길다. 시즌 후 프리미어12를 대비해 개막 일정을 앞당긴 상황. 10개 구단 공히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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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러다 우리는 없는 선발투수 돌리는데 다른 팀은 에이스만 줄줄이 나오는 거 아냐?"라며 잔여 시즌을 걱정하기도 했다. 우려가 현실이 될 분위기다. 반즈-윌커슨의 외인 원투펀치가 믿음직하긴 하지만, 토종 선발진의 부진에 마음고생중인 롯데다.
평소에는 시즌 말미가 되면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거나, 부상자에게 휴식을 주는 등 마운드가 헐거워진느 팀도 있기 마련. 하지만 올해는 역대 최고 승률 꼴찌팀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 만큼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아직 어느 팀도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의 부임과 함께 2017년 이후 첫 가을야구를 꿈꾸는 롯데에겐 최악의 조건이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