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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프로의 벽은 높았다. 패기만만했던 신인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2군을 겪고 돌아왔다.
원상현은 영어를 잘하는 걸까. 그는 "번역기를 쓴다"며 멋쩍어했다. 그때 쿠에바스가 "너 잉글리시 잘해? 안 좋아(못해)?"라며 눈을 동그랗게 뜬 뒤 "우리 한국말, 한국말"이라며 씨익 웃었다. 원상현도 "제 멘토"라며 쿠에바스의 품에 안겼다.
한국 생활 6년차, 어지간한 의사소통은 다 가능하다는 쿠에바스다. 마음가짐부터 공 던지는 방법까지, 투수로서 가져야할 여러 덕목에 대해 원상현에게 '밀착 지도'하고 있다.
원상현은 올해 1라운드 7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전 이강철 KT 감독이 꼽은 5선발이었지만, 2군 생활을 경험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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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불펜 롱맨으로 뛴다. 10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9회를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삼진도 3개나 잡아냈다.
경기전 이강철 KT 감독은 "어제의 수확이다. 5~6점차 이길 때, 또 1~2점차 지고 있을 때 (원)상현이가 저렇게 던져준다면 무척 고마운 일"이라며 "선발로 뛰던 선수라 멀티이닝도 가능하다. 투수 운용이 한결 편해질 수 있다. 어제 같은 경기에 (필승조)김민을 쓸 순 없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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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상현은 2군에서 체중을 제법 불렸다. 이강철 감독은 "유니폼을 좀 헐렁하게 입으라고 말하고 싶은데…나보고 '구식'이라고 할까봐"라며 "타이트하니까 너무 말라보인다. 식사할 때는 무슨 군대마냥 엄청나게 먹는데, 살이 안 찌는 체질인 것 같다. 그래도 요즘은 좀 낫다"며 웃었다.
"살이 좀 붙어야 공에 힘이 실린다. 메커니즘 면에서 좋다. 그래도 팔 스윙이 빠르니까 150㎞ 넘게 던지지만, 볼이 너무 가볍고 무브먼트가 좀 아쉽다. 그래서 투심을 던져보라고 했다. 김민처럼 투심이 잘 어울리는 투수다. 지금은 몸이 좀 약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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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쿠에바스는 KT 농구팀 저지 차림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시간날 때 파리올림픽도 챙겨봤다. 농구? 물론 봤다"고 했다. '잘 어울린다'는 말에 환한 미소로 답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