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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황'의 폭풍이 수원에 휘몰아쳤다.
황성빈이 2022년 타율 2할9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707을 기록한 뒤에도 편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공수에서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혹평이 따라다녔다.
이듬해 잠시 비틀거릴 때만 해도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올시즌 도루 40개로 조수행(53개) 정수빈(43개) 뒤를 이어 이 부문 3위를 기록중이다. 데뷔 초에는 발만 빠르지 도루는 아쉽다, 욕심이 과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는 데뷔 첫해 도루성공률(45.5%, 성공 10 실패 12)로도 증명됐다.
하지만 황성빈은 이 또한 보란듯이 뛰어넘었다. 올해 도루성공률은 무려 87%(성공 40 실패 6)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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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 뿐 아니라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어 흔들어 놓는 플레이도 일품이다. 상대 수비진이 어정쩡하게 대응하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한 베이스 더 간다. 2루 주자일 때 외야 뜬공에 홈까지 뛰어들고, 2루타성 타구에 3루로 직행하는 경우도 다반사. 홈런(4개)와 3루타(5개) 2루타(7개) 개수가 비슷하다.
중심에 맞으면 담장을 넘길 파워를 갖췄고, 트레이드 마크인 주력은 한층 더 빠르고 격렬해졌다.
여기에 원래 감각이 뛰어났던 번트는 이제 달인의 경지에 올라섰다. 희생번트, 기습번트 자유자재다. 주자 3루시 언제든 세이프티 스퀴즈를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다. 10일 수원 KT 위즈전 7회, 1-0으로 앞선 롯데의 1사 1,3루 상황에서 황성빈의 절묘한 번트 한방으로 추가점을 만든 장면이 대표적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황성빈에겐 그냥 상황이 되면 직접 기습번트를 대라고 했다. 수비진을 흔들 줄 안다"면서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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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링 히트에도 홈런 하나만을 남겨뒀지만, 그것만큼은 쉽지 않았던 황성빈이다. 이날 맹타로 8월 월간 타율을 4할5푼(20타수9안타)으로 끌어올렸다.
어느덧 롯데의 심장으로 거듭났다. '마황'이 살아나자 롯데도 8월 6승1패로 상승세다. 가을야구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거인군단. 그 선봉에 황성빈이 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