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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9시 뉴스에 평생 나오고 싶냐고 얘기하니까, 공이 달라지더라고요."
절대 쉬운 게 아니다. 하늘은 공평하다.
반대 능력을 좀처럼 다 주지 않는다. 보통 파워가 있는 자는 발이 느리다. 발이 빠르려면 체중이 상대적으로 덜 나가야 하니 거포에 비해 힘이 부족한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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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과 KIA에는 경사지만 홈런을 맞는 투수에게는 악몽이다. 이강철 감독의 말대로, 굴욕의 순간이 평생 박제된다. 투수도 사람이고, 프로면 승부욕이 넘치기에 김도영에게 결정적 홈런을 맞기 싫은 건 당연하다.
문제는 이로 인해 그동안 흠잡을 데 없이 잘해오던 김도영의 타격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명 '아홉수'. 기록을 눈앞에 두고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슬럼프가 올 수 있다.
김도영은 지난 3일 한화 이글스전 29호 홈런을 쳤다. 이어지는 KT,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6연전. 여기서 무조건 1개는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홈팬들 앞에서 축제가 열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5경기(비로 삼성전 1경기 취소) 홈런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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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피일 미뤄질 수록 김도영의 마음도 조금씩 급해질 수밖에 없다. 빨리 기록을 달성하고 싶은데, 홈런이 나오지 않으니 힘이 들어간다. 홈 6연전 중 꼭 기록을 세우고 싶었는데, 그게 안되자 마지막 11일 삼성전은 안타 없이 삼진만 3개를 당하고 말았다.
'아홉수'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마음이 더욱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투수들은 어렵게 승부하는데, 안 좋은 공에 방망이가 나가기 시작하면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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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척-잠실로 이어지는 서울 원정 6연전이다. 두 구장 모두 홈런 치기 가장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올해 고척돔에서 6경기 4홈런으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고척돔에서 홈런을 치지 못해 8경기 연속 아홉수에 걸려버리면 상황이 조금 복잡해질 수 있다.
주말은 선두 싸움을 벌이는 LG와의 '잠실대첩'. 안 그래도 부담스러운데 홈런 기록까지 더해지면 머릿속에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김도영은 올해 잠실 12경기 1홈런에 그치고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