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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너무나도 중요했던 승부.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38)가 부재중인 외국인타자 역할을 하며 팀을 구했다.
팽팽하던 흐름이 두차례 모두 박병호의 홈런 한방으로 바뀌었다.
3-3으로 맞선 4회 1사 후 라우어의 가운데로 몰린 134㎞ 커터를 당겨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는 비거리 120m 대형 솔로홈런을 날렸다. 4-3을 만드는 역전포로 박병호는 통산 11번째 12시즌 연속 10홈런을 달성했다.
7회부터 이어져온 4-4 동점 상황. 끝날 것 같지 않던 균형이 11회초 다시 한번 박병호에 의해 깨졌다.
11회에 올라온 KIA 우완 이형범과 3B1S 유리한 승부를 끌고간 박병호는 한 가운데 134㎞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당겼다. 왼쪽 담장을 훌쩍 넘는 비거리 115m의 타구. 5대4 천금 같은 승리를 안기는 결승 솔로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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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의미 있던 승리. 삼성은 7월2일 대구 경기 이후 이어온 KIA전 6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KIA만 만나면 유독 약했던 삼성. 가을야구 잠재적 상대라는 점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건 위험했다.
박병호 홈런포 덕분에 접전 끝 연장 승리로 삼성은 올시즌 KIA전 4승8패를 기록하게 됐다.
3위를 유지한 삼성은 2위 LG와 1.5게임 차로 사정권 추격을 이어갔다. 반게임 차로 추격중인 4위 두산도 1.5게임 차로 벌렸다.
경기 후 박병호는 "두 자릿수 홈런이 기쁘기 보다 팀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앞으로 더 많은 홈런을 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아쉬운 순간들이 많았는데, 경기가 별로 남지 않았지만 중요한 경기들이기 때문에 더 많은 장타를 날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병호나 외국인타자에게 원하는 건 바로 한방, 홈런포다. 이날 처럼 결정적인 순간 터지는 홈런 한방이 곧 박병호의 존재가치다.
특히 빅리그 36승 투수 상대 에이스 투수를 상대로 2루타→홈런을 친 박병호는 "라우어 선수를 경기 전 영상으로만 봤었는데 볼이 좋은 투수라고 생각했다. 첫 경기라 그런지 실투가 있었고, 그것을 놓치지 않아서 안타와 홈런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팀이 잘 하고 있을 때 나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앞으로는 팀이 승리하는데 더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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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중인 외인 타자 역할을 박병호가 친정팀을 상대로 또 한번 해내며 시리즈를 유리하게 이끌지 관심이 모아진다. 트레이드 맞상대 오재일과의 자존심을 건 화력대결도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삼성은 허리쪽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카데나스 대체 외인 구하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르윈 디아즈 등 멕시코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폭넓게 접촉중이다. 15일까지 서류절차가 끝나고 등록이 마무리 돼야 가을야구를 뛸 수 있다. 새 외인 구하기에 성공하면 외인타자 역할을 하고 있는 박병호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현 시점에서 삼성의 외국인타자 역할은 박병호의 몫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