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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과연 반등의 기미를 보이던 케이시 켈리와 끝내 이별하고 데려올 만큼 위력적이었다.
지난 7월 19일 계약한 에르난데스는 지난 25일 입국한 뒤 27일 잠실에서 첫 불펜 피칭을 했다. 최고 148㎞를 기록했던 에르난데스는 30일 한일장신대와의 연습경기서 실전 피칭을 통해 경기 감각을 점검했다. 당시 최고 구속은 150㎞. 2군 경기엔 던지지 않고 곧바로 8일 두산전에 등판했다. 첫 등판이라 70∼80개 정도로 한계 투구수를 잡았다.
오스틴의 선제 투런홈런과 문보경의 3루타로 3-0의 리드 속에 1회말 잠실구장 마운드에 처음으로 오른 에르난데스는 초반 긴장한 듯 보였다.
그런데 3번 제러드 영에게 데뷔 첫 안타이자 첫 홈런을 맞았다. 1B에서 2구째 146㎞의 커터가 몸쪽으로 왔고 제러드가 이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만들었다.
양의지와 긴 승부를 펼쳤다. 2B2S에서 양의지가 5개 연속 파울을 치며 에르난데스를 괴롭혔다. 결국 127㎞의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2회말엔 빠른 템포로 두산 타자들을 빠르게 잡아냈다. 양석환을 144㎞ 직구로 헛스윙 삼진, 김재환은 134㎞ 슬라이더로 헛스윙 3구 삼진, 허경민은 2B2S에서 5구째 147㎞의 낮은 직구로 루킹 삼진을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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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타선을 두번째 만나는 4회말이 중요했다. 강승호를 2구만에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한 에르난데스는 홈런을 맞았던 제러드에게 또한번 정타를 허용했지만 중견수 박해민의 정면으로 날아가 잡혔다. 양의지에게 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146㎞의 직구가 높았고 이것을 양의지가 놓치지 않고 때려내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양석환에게도 2S를 먼저 잡았고 3구째 마운드 위로 뜨는 내야 플라이를 유도했다. 내야수 4명이 모두 달려들었으나 유격수 오지환이 잡았다.
5회초 문보경의 2타점 2루타로 6-1까지 앞서 여유있는 상황에서 5회말에 오른 에르난데스는 선두 김재환을 유격수앞 땅볼, 허경민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은 뒤 전민재를 1루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5회까지 78개의 공을 던지며 임무를 마무리. 첫 등판에서 호투에 타자들의 도움으로 승리투수 요건까지 갖췄다.
최고 150㎞의 직구(35개)에 스위퍼(21개) 커터(6개) 싱커(5개) 커브(5개) 슬라이더(4개) 체인지업(2개) 등 무려 7가지 구종을 던지면서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에 대해 "갖고 있는 메카닉 자체가 굉장히 좋다. 100개를 던져도 크게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을 스타일"이라면서 "미국 투수들 중에는 상체만으로 던지기도 하는데 에르난데스는 동양스타일로 하체를 이용해 전체적인 밸런스가 굉장히 좋다"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들어오면서 선발 야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발이 대등한 경기만 만들어주면 어떻게든 3이닝은 틀어막을 수 있으니까 해볼만 하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물론 LG 팬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한 데뷔전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