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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3개월 재활이 '허사'가 되는 것일까.
에인절스 산하 트리플A 솔트레이크 비스는 이날 스미스볼파크에서 엘파소 치와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와 홈 경기를 가졌다. 트라웃은 2번 중견수로 출전해 1회말 첫 타석에서 루킹 삼진을 당했다. 상대 우완 선발 칼 에드워즈 주니어의 5구째 95마일 낮은 직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냈다.
트라웃은 1회초 수비 때 선두 에구이 로사리오의 비거리 362피트짜리 플라이, 2번 매튜 배튼의 385피트짜리 플라이를 연달아 잡아내며 정상적인 수비 모습을 보였다. 2회에는 2사후 그레이엄 폴리의 비거리 383피트짜리 잘 맞은 뜬공을 여유있게 잡아냈다. 세 차례 수비를 무난하게 소화한 것이다. 하지만 3회초 수비를 앞두고 통증을 호소하며 브라이스 테오도시오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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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감독에 따르면 트라웃은 당초 이날 5이닝을 소화하고, 25일엔 지명타자, 26일엔 7이닝을 출전한 뒤 부상자 명단(IL)서 벗어나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전면 수정돼야 한다. 며칠 쉬면서 상태가 호전되기를 기다렸다고 다시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빅리그로 복귀할 수도 있고, 아니면 치료와 재활을 연장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25일 트라웃은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제외됐다. 에인절스 구단은 "마이크 트라웃은 오늘 솔트레이크 비스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 그는 에인절스 팀으로 돌아와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워싱턴 감독은 "어제보다는 괜찮아진 것 같다. 오늘 (트리플A에서)지명타자로 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겠다"고 했지만, 2시간 뒤 구단 발표는 이와 달랐다.
트라웃은 지난 4월 3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왼무릎 반원팔 연골 파열 부상을 입어 5월 4일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재활 프로그램을 착실히 소화하며 지난달 말 정상적인 러닝 훈련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트라웃은 부상 이전 올시즌 29경기에서 타율 0.220(109타수 24안타), 10홈런, 14타점, 17득점, OPS 0.867을 마크했다. 타율은 낮았지만, 연일 홈런포를 터뜨리며 절정의 장타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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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절스의 마지막 포스트시즌은 2014년이었다. 그해 98승64패로 지구 우승을 차지한 뒤 디비전시리즈에 올랐으나,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3연패를 당해 탈락했다. 트라웃이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유일하게 밟은 포스트시즌 무대였다.
올해도 실패하면 10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지 못하는 팀이 된다. 트라웃은 2019년 3월 구단과 12년 4억2650만달러(약 5898억원)에 연장계약을 한 뒤 그해 생애 세 번째 MVP에 등극했고, 이듬해에는 60경기 단축 시즌을 맞아 53경기에 출전해 17홈런을 때리며 AL MVP 투표 5위에 올랐다.
그러나 2021년부터 부상이 잦아졌다. 2021년에는 오른쪽 장딴지, 2022년 허리, 작년에는 왼손 부상으로 각각 고생했다. 같은 기간 트라웃은 IL에 등재된 날이 뛴 날보다 많았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이제는 '유리몸'이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다. 신인왕과 세 차례 MVP에 올라 개인적으로 이룰 것은 다 이룬 그가 아직 6년이나 남은 계약기간과 포스트시즌 '로망'을 모두 채울 수 있을지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