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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의도가 담긴 플레이냐, 아니냐가 중요할 수 있는데...
하지만 두산 이승엽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세이프, 아웃에 관한 게 아니었다. 김재현이 홈 충돌 방지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판정이 번복됐다. 이에 홍 감독이 격분했던 것이다.
주자와 포수의 충돌을 막아 선수 부상을 막자는 취지. 그런데 규정이 애매하다. 규정에는 '포수는 슬라이딩을 시도하는 주자를 태그할 때 불필요한 강제 접촉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최선의 노력, 포수가 "저 정말 노력했어요"라고 하면 뭐라고 할 것인가.
주자와 충돌을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 김재현이 공을 잡고 공중부양을 하고 있던가, 아예 태그를 보기하고 허경민을 껑충 뛰어넘는 방법밖에 없어보였다. 그런데 포수가 주자 태그를 포기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세이프냐 아웃이냐, 라인을 넘어갔나 넘어가지 않았나 등은 판독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홈 충돌 방지, 올해 새롭게 신설된 주루 방해 등은 주관이 개입하는 영역이다. 비디오 판독 센터장 포함, 3명의 심판이 애매한 경우 다수결로 판정을 한다고 한다. 이날은 판독 센터가 김재현이 다리 충돌을 피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렇게 주관의 영역으로 가면, 당하는 쪽은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홈 충돌도 비디오 판독 도입 초기에는 판독 대상이 아니었다. 주루 방해도 마찬가지. 하지만 현장이 원하니, 도입을 했는데 이렇게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KBO는 하프 스윙 판독 도입도 신중히 고민한다. 하프스윙 역시 보는 사람에 따라 완전히 다른 해석을 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