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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국군체육부대(상무)가 타격에 눈뜨는 터닝포인트가 된 걸까.
타격이 뒷받침되는 선수는 아니었다. 확고하게 주전을 꿰찬 2018년 이후만 봐도 통산 타율은 2할5푼5리, 출루율도 3할1푼에 불과하다. 타격도 안 되지만, 선구안에도 늘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다고 일발 장타를 가진 선수도 아니다보니 OPS(출루율+장타율)가 0.7을 밑돌았다.
그런데 '할 일은 웨이트 트레이닝밖에 없다'는 상무의 특성 때문일까. 심우준이 달라졌다. 아직 경기수가 많진 않지만, 지난 16일 전역 이후 5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를 기록중이다. 2타점 2도루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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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에서도 꾸준히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복귀하자마자 KT의 연승행진을 이끌었다. KT는 이제 SSG-NC와의 5강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
이강철 감독이 언급한 상황은 0-8로 뒤지던 경기를 12대8로 뒤집은 지난 18일 고척 키움전이다. 배정대의 극적인 만루홈런으로 연장전으로 갔고, 연장 10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선 심우준이 기습번트로 출루한 뒤 상대 실책까지 더해 2루를 밟았다. 문상철의 결승 홈런에 후속타가 더해지며 12대8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베테랑 김상수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김상수는 삼성 왕조의 유격수였지만, 2루로 포지션을 옮겼다가 KT로 FA 이적한 뒤 다시 유격수를 맡았다. 하지만 심우준이 돌아오면서 다시 2루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심우준의 수비범위가 더 넓다는 판단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 빗맞은 안타성 타구는 거의 다 잡는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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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준은 KT의 창단 멤버이자 2021년 우승을 이끈 핵심 멤버다. 2020년에는 도루왕도 차지한 바 있다.
심우준은 올시즌이 끝난 뒤 FA가 된다. 현 시점에서 심우준의 맹활약은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되지만, 시즌 후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이강철 감독은 "아 진짜 잡아야하는데, 큰일이네"라며 유쾌한 한숨을 지었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