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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대졸 선수들이 도루 1위 경쟁을 하다니 의미가 있네요."
도루 1위 두산 베어스 조수행(37개)에도 7개 차이로 접근했다. 도루왕 도전 의사를 묻자 황성빈은 망설였다. 평소 같으면 "한번 해보겠습니다" 외쳤을 그다. 잠시 후 황성빈은 '대졸 선수'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 프로야구의 현실에서 '대졸'이 상징하는 의미는 절실함이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번 떨어지고, 2번째 기회를 꿈꾸며 스스로를 갈고 닦아온 선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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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타는 열정과 뼈를 깎는 노력으로 어느덧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명장' 김태형 롯데 감독도 인정하는 팀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그래서 그의 말에는 울림이 있었다.
"대학교에 가는 선수들은 스스로를 의심합니다. '내가 4년을 더 투자한다 해서 프로에 갈수 있을까?' 4년이 짧은 시간도 아니잖아요. 고졸로 오면 군대를 갔다와도 2년이 남는 긴 시간인데…그래서 전 대졸 선수들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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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행과 황성빈의 입장은 조금 다를 수 있다. 조수행은 건국대를 졸업하고 2016년 2차 1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했다, 그 뒤로도 꾸준히 1군에서 뛰었다.
2020년 2차 5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한동안 시련을 겪은 황성빈과는 과정이 다르다. 다만 좀처럼 1군 주전 외야수로 자리잡지 못한 점은 조수행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49타석이 커리어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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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김평호-전준호-고영민-유재신 코치 등 참스승들의 열성적인 지도를 거치며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64.3%(9/14)로 올랐고, 올해는 30도루에 단 3번만 실패했다. 타격도 일취월장,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이 3할5푼4리에 달한다. 매년 '업그레이드'되는 황성빈이다.
"30개 한 것보다 그 과정에서 성공률이 높았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수행이 형이 워낙 인정받는 선수지만 저도 주루엔 자신 있으니까 지금 성공률을 유지하면서 도루 개수를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