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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지막 타석엔 안타를 의식했어요. 그래서 1루에 다이빙도 했죠."
어느덧 서른이 가까워진 시간. 손호영은 "작년엔 야구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OK, 난 딱 이 정도 선수구나. 마음의 준비를 해뒀다. 언제든 (구단에서)나가라고 할 수 있는 나이니까, 마음 편하게 즐기다 가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롯데로 이적할 때의 마음이 더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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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감독님이 저를 놓아주신 것 아닌가. 감사한 일이다. 존경하는 감독님이다. 내가 야구를 못해서 그렇지, 감독님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참 정이 많은 분이다."
유니폼을 바꿔입자마자 잠재력이 폭발했다.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팀내 홈런 1위(8개, 전준우 레이예스 7개) OPS 1위(0.904, 2위 전준우 0.903) 타점 2위(36개, 레이예스 61개)다. 타율도 3할2푼2리에 달한다.
손호영은 "난 부산이 좋다. 롯데 유니폼 너무 잘 어울리지 않나. 롯데랑 잘 맞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지금 우리 중심 타자"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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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때문에 크게 영향 받진 않았다. 다만 마지막 타석엔 마음이 급했다. 너무 볼을 쳤다. 빨리 뛰면 살 것 같아 몸도 날렸다. 그런데 안되더라. 여기까지였던 거라 생각한다. 감독님이 그걸 또 비디오 판독까지 해주시더라. 감사했다. 9회초에 고승민 타구를 도슨이 잡는 거 보고 '아 끝났구나' 싶더라."
역사에 이름 남긴 자체로 만족한다. 손호영은 "너무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또 이런 기회가 오면 그땐 욕심이 더 생기지 않을까"라며 "(박정태)선배님 응원도 다 챙겨봤다. 우리 팀에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까, 그중 한명이 언젠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나간 미련은 어제 호텔에 다 버려두고 왔다"며 홀가분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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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여전히 100경기 출전이다. 두자릿수 홈런 같은 욕심은 없다. 그는 "평생 한번 갈까 말까한 자리니까, 올스타전 구경은 한번 해보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본보기가 된다, 힘이 되는 사례다' 그런 얘기 많이 들었다. 지금 힘든 선수들이 나를 보며 '언젠가 내게도 좋은 날이 올거야'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