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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9억원 계약금을 받은 거물 유망주. 4년 만에 팔꿈치 수술 소견을 받았다.
타자 전향을 선언한지 약 한달만, 1군에 올라온지는 단 3경기 만의 쾌거다. 아무리 청소년 국가대표 4번타자 출신이라지만, 투수로만 4시즌째 뛰던 선수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 퓨처스에서 타율은 낮지만 한달사이 홈런 5개를 때려 1군에 등록됐고, 1군에서도 힘 하나는 진짜임을 증명한 셈.
이날 고척돔은 4층 관중석까지, 1만6000석 전체가 매진됐다. 장재영의 인생 역전포에 현장을 찾은 롯데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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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총알 같았던 홈런. 공은 고척돔 스탠드 쪽에 맞고 다시 그라운드로 튕겨나왔다.
이를 잡은 롯데 좌익수 빅터 레이예스는 장재영이 어떤 선수인지, 이 홈런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다. 그는 공을 주워 관중석으로 던져줬다. 이 공을 잡은 건 한 롯데팬이었다.
이때 중견수 황성빈이 황급히 달려왔다. 황성빈은 레이예스에게 '데뷔 첫 홈런볼'임을 빠르게 설명하는 한편, 팬에게도 공을 돌려달라고 부탁했다. 롯데팬은 흔쾌히 공을 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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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구단은 "롯데팬이신 만큼 혹시 롯데 선수의 유니폼이나 사인볼을 원하시는지 여쭤봤고, 소원에 따라 롯데 윤동희의 유니폼과 사인볼을 구입해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기 후 레이예스는 "힘든 경기였는데 윌커슨이 굉장한 투구를 보여줬다. 덕분에 타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공격할 수 있었다. 전반기 우리팀이 더 높은 순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장재영의 첫 홈런인지 미처 몰랐다. 축하를 전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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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58㎞ 압도적인 직구를 지녔지만 제구가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았다. 3년간 56경기 103⅓이닝, 1승 6패 평균자책점 6.45에 그쳤다.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빠졌고, 결국 토미존(팔꿈치 내측인대 재건)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팔꿈치 인대가 70~80% 손상됐다'는 소견에도 재활을 택했고, 이어 타자 변신을 선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19경기 타율 2할3푼2리(69타수 16안타) 5홈런 13타점 8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10을 기록해 1군에 등록됐고, 이날 데뷔 첫 홈런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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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눈은 정확했다. 아직 중견수 수비는 조금 서툴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외야수 장재영'의 미래는 화창하다.
놀라운 속도의 타자 전향기. 제구만 됐더라면 오타니 처럼 '이도류'로 활약할 수 있을 정도의 타격 재능이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