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ABS 때문에 이렇게 성적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나성범이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복귀 후 죽을 쑤다 5월 중순 홈런과 타점을 쓸어 담으며 살아나는 듯 했지만, 반짝 활약이었다. 찬스만 되면 무기력해지고 타구 자체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
한국나이로 벌써 35세. 페이스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이기는 하다.
|
이범호 감독은 ABS 얘기를 꺼냈다.
올시즌을 앞두고 도입된 로봇 심판. 리그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혁신적인 변화다. 달라진 존에 투수, 타자 상관 없이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반대로 빨리 ABS에 적응해 잘 이용하는 선수도 있다.
이 감독은 "타자들은 시즌 마다 운이 다르다. 올시즌 나성범을 보면 유독 치기 어려운 공들이 몰려 들어온다"며 제자를 감쌌다. 어떤 팀도 상대 주축 타자들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 그래도 나성범은 늘 그 견제를 이겨내왔다.
이 감독은 "ABS 시스템은, 성범이가 좋아하는 존에서 벗어나는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다. 거기에서 위축이 되는 것 같다. ABS가 성범이에게는 안 좋은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
선수별 성격에 따라 ABS 존에 대한 적응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 감독은 "지난 결과를 빨리 털어버리는 선수들은 괜찮은데 '왜 이 공이 스트라이크야'라는 생각에 다음 플레이까지 방해를 받는 선수들도 있다"고 말했다. 나성범도 계속되는 ABS 존과의 싸움에 점점 지쳐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도 이 감독은 나성범을 믿는다. 이 감독은 "본인도 조금 힘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타순도 5번으로 내려줬다. 페이스가 좋아지면 다시 올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