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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머리쪽으로 날아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상황은 이랬다. 11일 양팀의 경기. 2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박찬호가 깜짝 놀랐다. SSG 선발 앤더슨이 박찬호의 머리쪽으로 속구를 뿌린 것이다. 박찬호가 깜짝 놀라 피하며 다행히 사구는 나오지 않았다.
박찬호는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빈볼'이라고 느낀 것이다. 이에 이 감독도 달려나왔다. 심판에게 어필을 하면서, 흥분한 박찬호를 말렸다. 감정을 누른 박찬호는 앤더슨을 상대로 안타를 치며 앙갚음을 했다.
흥분한 박찬호는 이 감독에게 '공이 하나 날아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안그래도 느낌이 좋지 않은데, 진짜 공이 날아오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흥분한 선수를 진정시키고, 경기에 집중하게 하는 것도 벤치의 역할이다. 사실 박찬호는 내가 더 빨리 달려나갔어야 했다. 어제는 늦었다"고 농담하며 웃었다.
그렇다면 앤더슨은 왜 박찬호를 상대로 그런 위협구를 던졌을까. 물론, 위협구라고 100%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손에서 빠진 공이 아님은 분명해 보였다. 이 감독은 "보크 상황이 투수 입장에서 화가 났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앤더슨은 2회 최원준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이어진 1, 3루 상황 박찬호 타석에서 보크까지 저질렀다. 실점. 1루 주자 최원준이 기민한 주루 플레이로 앤더슨을 불편하게 했다. 그러다 보크가 나왔고, 박찬호에게 무서운 공이 날아들었다. 물론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는 앤더슨 본인에게 물어봐야 가장 정확한 일이다.
인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