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프로에서 이런 허무한 수비 실책이.
그런데 졌다. 그것도 허무한 연속 실책으로 경기가 상대쪽으로 넘어가버렸다. 앞으로 우익수 강백호를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경기 초반부터 접전이었다. 점수를 주고받았다. KT의 공격이 끝난 4회초 스코어는 5-4 NC의 근소한 리드.
멀리 날아갔지만, 공이 높이 떠 체공 시간이 길었다. 펜스 앞에서 우익수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KT 우익수 강백호가 타구 방향을 놓쳤다. 그리고 공을 떨어뜨렸다. 2사였으니 주자들은 신나게 뛰었다. 2명 모두 홈을 밟은 건 당연했다.
외야수가 타구를 처리하지 못할 경우, 웬만해서는 기록원들이 안타를 준다. 바람이 심하거나, 조명에 공이 들어갔을 때 종종 외야수들이 공을 놓친다. 타구가 워낙 강해 위치 선정을 잘못하는 경우도, 잘맞은 타구라는 이유로 안타가 될 때가 많다. 하지만 박건우의 타구는 우익수 땅볼 실책이었다. 보기 드문 기록. 기록원이 봐도 이 타구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 다음 김상수의 '알까기' 실책까지 이어졌다. 또 실점. 하지만 상황이 달랐다. 김상수만 두둔하는 게 아니라, NC 외국인 타자 데이비슨의 타구가 너무 강했다. 물론, 김상수가 잡아줬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건 김상수의 상황은 실책이 나올 수 있다고 할 수 있었던 반면, 강백호의 경우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라면 절대 나와서는 안될 실수였다는 것이다.
강백호는 올시즌 포수 전업으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최근 그의 포수 기용은 조금 잠잠해진 상황. 9일 LG전 73일 만에 우익수로 출전했고, NC전까지 이어졌는데 2경기 만에 대형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시즌, 올시즌을 앞두고 똑같은 얘기를 했었다. 강백호의 우익수 출전 문제였다. 타격은 강한데, 수비가 너무 약했다. 지명타자로만 출전시키자니, 다른 선수들 포지션 교통 정리가 안됐다. 강백호가 수비 한 포지션을 들어가주면 딱 좋은데, 이게 늘 KT가 풀어야 하는 숙제였다.
고교 시절까지 포수를 했다. 프로에 와서는 타격을 살리기 위해 외야수 전향을 시도했다. 하지만 팀에도, 선수에게도 부담이었다. 다시 1루수로 포지션을 바꿔봤지만, 1루가 더 어렵다며 강백호는 다시 우익수 자리로의 포지션 변경을 요청했다. 어느정도 타구 처리면 해준다면 감독도 그 부탁을 들어주고 싶지만, NC전과 같은 상황이 걱정되니 쉽사리 우익수 출전을 시키지 못했었다.
오재일이 합류하며 오재일의 타격과 좋은 1루수비에 대한 기대감으로 문상철을 지명타자로 돌리고, 강백호를 우익수로 보내는 선택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카드였다. 하지만 이렇게 경기 결과를 바꿔버리는 수비라면 앞으로 이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