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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경기 하다가 다친 것도 아니고, 당일 아침에 아프다고 하면 어떡하나?"
당초 LG는 이날 선발로 최원태를 예고했다. LG 선수단은 전날 대구로 내려와 다음날 경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당일 아침 최원태가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다. 사령탑이 바빠졌다. 대체 선발로는 김유영을 택했다. 선발 교체 소식은 오후 2시30분쯤 공식 발표됐다.
LG는 이날 최원태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최원태는 이날 대구에서 MRI(자기공명촬영) 검사를 받은 결과 우측 광배근 미세손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염경엽 감독은 직접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염경엽 감독님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상황을 설명하셨다"면서 "우리한테도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이해한다)…김유영은 불펜투수인 만큼 길게 던질 것 같진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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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수습되고 나니 묵직한 분노만 남았다. 경기전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얘기 듣고)뚜껑이 확 열렸다. 무책임한 일"이라며 뜨거운 속내를 토로했다.
"(선발 교체라는게)자기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 팀 동료들은 매경기 죽어라 고생하고 있는데 몸관리를 잘못해서…프로 선수라면 책임감이 있어야할 것 아닌가. 팀에게 피해를 주고, 한 시즌 전체에 영향을 주지 않나. 항상 신경쓰라고 말하는데. 1위하는게 싫은 감독이 누가 있어요? 다행히 요즘 승운이 좀 따랐었는데."
LG는 최근 10경기 7승3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지난주 거듭된 불펜 조기투입에도 결과가 좋았다. 하지만 최원태의 갑작스런 부상이탈은 좋았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염경엽 감독은 "오늘도 불펜 총동원이지 뭐. 크게 보면 선수 관리 못한 감독 잘못, 코칭스태프 잘못 아니겠나. 하지만 좋게 이야기하려고 해도 이해가 잘 안된다"며 작심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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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은 김유영에 대해서는 "한 2이닝 잘 던져주면 고맙겠다. 최대한 확률 높은 카드를 골랐다"면서도 "자꾸 이런 변수가 생기면 안된다. 선수 스스로 분명히 생각해봐야한다"며 시종일관 불편한 심경 속 말을 아끼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LG는 전날 내야수 김민수, 외야수 최명경, 이날 투수 최원태를 말소하고, 대신 투수 김영준, 내야수 김대원, 김주성을 1군에 등록했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