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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선수들이 좋다면 맞춰줘야죠."
김 감독은 한화 지휘봉을 잡기 전 통산 1700경기를 치른 '백전노장'. 2004년부터 2018년까지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사령탑으로 있으면서 역대 사령탑 6위인 통산 896승을 거뒀다. 13시즌을 이끌면서 포스트시즌 10회, 한국시리즈 4회 진출을 일궈냈다.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감회가 새롭다. 똑같은 야구장인데 걷다보니 감회가 새롭고 정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선수들 연습하는 걸 실제로 보니 눈여겨 볼 선수가 많이 있다. 아직은 젊은 선수에게 투자하기는 타이밍이 좋지 않지만,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선수가 많다. 그래서 한화의 미래가 밝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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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돌아온 현장. 김 감독은 "하루 전에 라인업을 짰다"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은 "야구가 바뀌었더라. 하루 전에 라인업을 짜야 한다고 하더라. 잠을 자다가 어떻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어떻게 자냐에 따라서 다음날 컨디션이 다르다. 그런데 선수들이 (미리 짜는 게) 좋다면 맞춰줘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철저하게 지켰던 김 감독만의 루틴을 깬 것. 성공을 맛본 감독에게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수 있다.
'많이 변했다'는 이야기에 김 감독은 "노인 소리 안 듣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이어 "10년 넘게 했어도 야구는 겸손해야 한다. 내가 안다고 까불어봤자 다 아는 것도 아니다. 겸손하게 선수들, 스태프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까불면 좋은 결과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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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결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3경기 출장이 전부. 그럼에도 김 감독은 "스타가 될 선수"라고 힘을 실어줬다. 안치홍은 올해 한화 이적 후 2루수 출장이 처음이었다. 또한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져있던 하주석은 이날 등록 후 곧바로 3번타자로 나섰다.
라인업을 결정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변화를 택했지만, 라인업 구성에는 신념을 담았다. 김 감독은 "내 야구는 원정에 오면 우리가 먼저 공격을 해서 점수를 내고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짰다. 뒤에 기다리는 젊은 선수들이 좋은 자질있는 선수가 많다. 그렇게 기용하다가 점점 답을 찾아가겠다. 안치홍이 2루로 나가고, 하주석도 3번타자로 책임감을 가지길 바랐다. 유로결도 스타감인데 오늘 불러서 용기를 줬다. 긴장을 할텐데 얼마든지 스타가 될 거다. 많이 응원해주고 눈여겨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안치홍이 2루 출장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더라. 말이 많지 않은 선수가 먼저 이야기해서 놀랐다. '2루수 준비해야하냐'고 묻더라. 그래서 '당연하다'고 했다. 라인업이 딱 정해져서 하는 것도 좋지만, 안치홍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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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승리 시계. 김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전에 하는 모습을 보니 단단하게 뭉쳐있더라. 주요 장면에서 고참들이 풀어주고 생갭다 선수들이 경기를 잘 풀어갔다. 칭찬해주고 싶다. 뒤에 기다리는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면서 경기를 잘하겠다"라며 "정말 감독이 승을 많이 하는 건 감독이 잘해서가 아니다. 오늘 코칭스태프까지 화이팅을 해주더라. 한화 팬들에게도 너무 고맙다. 오늘 이긴 건 빨리 잊고 준비 잘해서 내일 경기 잘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