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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밀러 96마일 장타, 거기서 꽂혔다" 오타니 에이전트, 김혜성을 선택한 순간 [한남동 현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4-06-03 21:58


"바비 밀러 96마일 장타, 거기서 꽂혔다" 오타니 에이전트, 김혜성을 …
사진=김용 기자

[한남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바비 밀러를 상대로 장타를 친 것, 그게 컸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품은 남자들, 네즈 발레로와 마이크 니키스는 왜 김혜성을 자신들의 파트너로 점찍었을까.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이 오타니 에이전트사와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공식 행보가 시작됐다.

김혜성은 3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 비지니스센터에서 CAA 스포츠와 에이전트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경기가 없는 날이기에 김혜성이 자리를 빛낼 수 있었고, CAA 베이스볼 에이전트 마이크 니키스와 양측의 만남을 주선한 CAA 스텔라 코리아 장기영 대표, 우중건 부대표가 참석했다.

CAA 베이스볼은 니키스와 함께 일하는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로 유명한 회사다. 발레로는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에이전트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오타니가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갈 때부터 함께 한 발레로는 지난해 말 오타니가 첫 FA 자격을 얻자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달러라는 엄청난 계약을 이끌어냈다. 그 발레로가 이제 김혜성을 관리한다. 발레로는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는데, 영상을 통해 "김혜성과 가족이 돼 특별한 날이다. 그의 재능, 워크에식을 주목했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곧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바비 밀러 96마일 장타, 거기서 꽂혔다" 오타니 에이전트, 김혜성을 …
사진=김용 기자
이날 계약서에 정식으로 사인을 한 김혜성은 "최근 들어 가장 설레고, 떨리는 일"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혜성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매우 큰 회사다. 손흥민, 페이커도 있다. 그런 큰 회사라는 점이 끌렸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CAA는 스포츠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책임지는 글로벌 브랜드다. 대표적인 소속 클라이언트로 배우 톰 크루즈와 이정재,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가수 비욘세 등이 있다. 스포츠 스타로는 MLB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NBA 크리스 폴(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NFL 애런 로저스(그린베이 패커스), PGA 로리 맥길로이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하다.

이 큰 회사가 언제부터 김혜성을 주목했을까. 발레로를 대신해 이날 계약 체결식에 참석한 니키스는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처음 봤다"고 했다. 김혜성은 당시 메이저리그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주전 2루 자리를 내줬지만, 6타석의 기회를 얻어 중국전 적시타 등 1안타 3볼넷 3타점 3득점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바비 밀러 96마일 장타, 거기서 꽂혔다" 오타니 에이전트, 김혜성을 …
사진=정재근 기자

CAA의 마음을 훔친 건 올해 초 열린 서울시리즈. 김혜성은 많은 경기를 뛰기 위해 키움 히어로즈 대신 국가대표팀을 선택해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를 모두 뛰었다. 니키스는 "다저스 바비 밀러를 상대로 장타를 친 게 가장 컸다"고 밝혔다. 김혜성은 밀러의 96마일 강속구를 받아쳐 우익수 옆 2루타로 만들었다. CAA는 김혜성의 빠른 공 대처 능력과 빠른 발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서울시리즈가 끝나고, 1달 후 미팅이 잡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혜성은 "서울시리즈 플레이에서 플러스 점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CAA는 엄청난 규모의 회사지만, 한국 야구 선수와의 인연은 그동안 없었다. 김혜성이 첫 사례. 이번 계약을 주선한 CAA 스텔라 코리아 장기영 대표는 "발레로와 니키스가 김혜성의 야구선수로서의 능력은 일찍부터 인정했다. 그런데 4월 미팅을 하며 성실함, 겸손함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줬다. 니키스는 이날 "김하성은 스타지만, 겸손하고 자신을 낮춘다. 야구에만 모든 걸 쏟아붓는 점도 눈여겨본 부분이다. 우리는 이 선수, 저 선수에게 기웃거리지 않는다. 최고가 될 수 있는 선수만 선택한다"고 강조했다.


한남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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