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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떠나서 잘 하는 걸 어쩌겠나...잊자, 문상철이 있으니.
자신이 왜 그렇게까지 KT를 떠나야 했냐는 걸 증명이라도 하는 듯,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다. 5경기 3홈런에, 2일 한화 이글스전은 1대0 승리 결승타를 8회 때려냈다. 박병호와 함께 삼성은 4연승 신바람이다.
KT 입장에서는 잘 되라고 보냈는데, 지나치게 잘해버리니 복잡 미묘할 듯. 불과 며칠 전까지 자기들 선수였다. 그렇게 부진하다 삼성에 가서 대폭발 하니 '있을 때 잘 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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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가 올시즌 주전에서 밀리기 시작한 건 '만년 거포 기대주' 문상철의 타격감이 워낙 좋아서였다. 시즌 초 KT가 최하위권을 허덕일 때, 박병호의 방망이가 너무 안 맞을 때 포지션이 겹치는 문상철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이강철 감독도 결단을 내렸다.
문상철이 못 한다면 모를까, 박병호의 빈 자리를 충분히 메워주고 있다. 2일 KIA 타이거즈전 승리에 쐐기를 박는 만루포 포함 3안타를 몰아쳤다. 2루타 장타도 있었다. 4번타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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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 뿐 아니다. 올시즌 타율 3할1푼6리 10홈런 30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이 기대된다. 홈런은 이미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문상철은 KT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2014년 1군 진입을 앞두고 특별지명으로 뽑은 거포 유망주였다. 하지만 수비가 약해 고정 포지션을 줄 수 없었다. 타격도 터질 듯, 말 듯한 시즌이 이어졌다. 그렇게 10년 가까운 시간만 흘렀다.
반전은 지난해부터였다. 강백호가 부상 등 이런저런 문제로 빠졌을 때 존재감을 드러냈고,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이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12경기를 뛰며 올시즌 첫 풀타임 시즌을 예고했었다. 그리고 '국민거포' 박병호마저 벤치로 밀어내며 확실하게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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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