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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2010년 이후 5명이 중간에 옷을 벗었다. '달'와의 동행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지난해 5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대신해서 감독에 오른 최 감독은 지난해 정규시즌을 치렀다고 하지만, 스프링캠프부터 팀을 이끈 건 올해가 처음이다.
시즌 초반부터 7연승을 달리고 돌풍을 일으켰지만, 지독한 연승 후유증이 이어지는 등 하위권으로 순위가 떨어졌다. 한화는 23일 LG 트윈스전 패배로 하루 최하위에 머물렀고, 결국 최 감독의 거취도 결정이 됐다.
김경문 감독과 함께 우승 경험이 있는 감독이 유력한 후보로 올랐다. 그러나 우승 경험이 있는 감독은 개인 사유로 고사했고, 김 감독이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한화는 2일 삼성 라이온즈전 종료 후 김 감독과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에 계약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화의 제14대 감독이다. 3일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곧바로 주중 3연전을 치를 수원으로 이동, 선수단에 합류해 KT 위즈전을 준비한다. 김 감독은 "한화 감독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며 "한화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많고, 최근에는 베테랑들이 더해져 팀 전력이 더욱 단단해졌다. 코치님들,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팬들께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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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우승 경험'은 없지만, 프로야구 사령탑으로서 굵직한 성과를 냈다.
김 감독은 통산 1700경기에서 896승774패30무(승률 0.537)을 기록하면서 김응용(1554승) 김성근(1388승) 김인식(978승) 김재박(936승) 강병철(914승)에 이어 역대 감독 최다 승리 6위에 올라있다.
현장 관계자들이 본 김 감독의 최고 장점은 남다른 카리스마와 선수 육성 능력. 야구에 대한 기본과 예의를 철저하게 강조하는 사령탑으로 유명하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두산 사령탑으로 있으면서 김현수 손시헌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등 국가대표 선수를 키워냈고, 2012년부터 2018년 신생팀 NC 다이노스에서는 나성범을 비롯, 박민우 이재학 권희동 구창모 등을 주전 선수로 성장시키면서 단기간에 강팀으로 만들었다.
또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에는 승부사 기질을 유감 없이 발휘하며 9전 전승으로 금메달 신화를 일궈내기도 했다. 승부처에서 강한 뚝심을 발휘하면서 '믿음의 야구'로 드라마틱한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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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 야구 등 야구의 미래에서 많은 관심을 가졌다. 2022년 여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LA다저스 산하 루키리그 선수들을 지도하며 선진야구의 풀뿌리를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현직 사령탑으로서 6년의 공백기가 있지만, 한화 그룹은 이 같은 김 감독의 풍부한 경험과 배움의 열정이 현장 공백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한화는 2008년 이후 가을야구를 단 한 차례 밖에 하지 못했다. 최근 5년 간은 최하위를 세 차례나 했고, 나머지 두 번도 9위에 머물렀다.
최원호 감독의 퇴진으로 '시행착오'는 용납하지 않은 구단이라는 걸 보여줬다.
김 감독의 뚝심은 한화를 완벽하게 바꿀 수 있을까.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