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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직구와 커터 2개면 충분했다.
켈리가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하자 엔스도 역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이젠 외국인 교체가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닌가하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날 엔스의 피칭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지난 5월 28일 인천 SSG 랜더스전부터 직구와 커터를 높은 존으로 던지기 시작하며 효과를 본 엔스는 이날도 빠른 계열의 공을 높게 던지면서 두산 타자를 잘 막아냈다.
이날 엔스는 100개의 공을 뿌렸는데 이 중 60개가 직구였다. 최고 152㎞, 평균 149㎞로 매우 위력적이었다. 올시즌 엔스의 직구 평균 구속이 146.9㎞ 였기에 이날 컨디션이 꽤 좋았다. 좋은 직구에 더해진 커터로 두산 타자들을 속였다. 이날 6개의 삼진 중에 4개가 커터로 헛스윙을 뽑아낸 것이었다. 직구처럼 빠르게 오다가 떨어지니 타자들이 모두 속았다.
이날 엔스가 던진 커터는 24개. 직구와 커터가 총 84개로 84%를 직구-커터로 채웠다. 여기에 체인지업 6개, 커브와 슬라이더 각각 1개씩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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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위가 좋은 직구를 높은 존으로 던지면서 타자의 정타를 막고, 여기에 커터를 더하니 타자들을 속일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엔스는 "타자들이 초반부터 활발하게 득점지원을 해줘서 기분이 좋았고 내가 할 일은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 타자와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려고 했다"라며 "두산 라인업이 좋아 오늘 내 구종을 확실히 제구하고 게임 플랜을 이행하는데 집중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하이 패스트볼 전략이 이날도 통했다고. 엔스는 "오늘 경기 전략의 일부가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었는데 잘됐다. 또 다른 구종을 직구와 똑같이 보이게끔 터널링에 좀 더 신경을 썼다"며 "직구와 커터가 같은 지점에서 터널링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타자들에게 생각할 꺼리를 주는 것 같다. 직구를 높게 던지다가 커터를 던지면 타자들이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타자를 좀 더 혼란시킬 수 있는 무기가 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동안 부진하다가 최근 2경기서 좋아진 가장 큰 이유를 묻자 팔 각도의 변화라고 했다. 엔스는 "가장 큰 차이점은 릴리스 포인트였던 것 같다"며 "안좋았을 때는 팔 높이가 낮아 직구의 볼끝이 약했고 커맨드도 잘 안돼 안타를 많이 맞았다. 코칭스태프와 찾은 문제가 팔각도였고 그래서 위에서 아래로 찍으면서 던지게 됐다. 그 작은 변화가 굉장히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