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본 독립리그 출신 투수의 KBO리그 데뷔전 승리. 냉정한 현실인가, 아니면 굴욕일까.
하지만 실점 위기 상황에서는 확실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1회말 2사 1,2루 위기에서 송성문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넘긴 시라카와는 이닝을 거듭할 수록 자신감이 붙었다.
2회에도 안타 2개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로니 도슨을 내야 플라이로 처리했다. 위기 상황에서는 가장 자신 있는 포크볼을 무기로 썼다. 3회에는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안타를 허용해 또 한번 3루 진루를 허용했지만 최주환을 상대로 변화구 위주 승부 끝에 직구 결정구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실점 위기를 또 한번 넘겼다.
|
SSG 타자들도 첫 등판인 시라카와를 도왔다. 1회부터 터진 최정의 선제 투런 홈런으로 선취 2점을 안겼다. 5회 대거 5득점을 보태며 편안하게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5이닝 3안타 6탈삼진 4볼넷 무실점 승리.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였다.
SSG는 시라카와의 호투와 최정의 멀티 홈런을 앞세워 9대0 완승을 거뒀다. 시라카와는 KBO리그 데뷔전에서 데뷔승을 챙겼다.
알려진대로 시라카와는 일본 독립리그 출신 선수다. 오랜만에 KBO리그에 등장한(카도쿠라 켄 이후 13년만) 일본인 선수이기도 하지만, 프로 경력이 없는 고교 졸업 후 독립리그에서만 뛰었던 선수라는 이력이 다소 특이하다.
물론, 시라카와는 정식 외국인 선수로 SSG에 입단한 것이 아닌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부상 대체 선수로 계약한 사례이기 때문에 6주만 뛰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엘리아스의 회복이 길어지거나 시라카와가 빼어난 활약을 펼쳐서 계약이 연장될 수도 있지만, 짧게 보고 결별해야 할 확률도 적지 않다.
|
리그 수준 자체는 일본 독립리그보다 KBO리그가 훨씬 높다. 물론 일본은 독립리그라고 하더라도 최근 들어서는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어린 선수들'도 많이 입단하기 때문에 사회인 야구(실업리그) 만큼이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시라카와의 경우 매년 개막 선발을 할 만큼 눈에 띄는 '에이스' 투수였다.
시라카와가 활약할 수록 KBO리그 구단들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늘어나겠지만, 반대로 시라카와가 한국과 일본의 수준 차를 확인하는 씁쓸한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