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사실상 좌절될 처지에 놓였다.
방출대기조치는 팀에 필요없는 선수를 내보내기 위한 절차상의 조치다. 이는 트레이드→웨이버 공시(waiver)→마이너 잔류 혹은 방출(release)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고우석을 메이저리그로 불러 올릴 생각이 없어 내보내거나 마이너리그 선수로 신분을 바꾸겠다는 뜻이다. 그 첫 조치로 고우석을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빼고 텍사스에서 방출된 앤더슨을 영입해 대신 채워 넣은 것이다.
지난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트레이드돼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 소속으로 이관된 지 26일 만에 '함량 미달' 판정을 받은 것이다.
|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산하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에서 10경기에 등판해 12⅓이닝을 던져 2패, 1홀드, 1세이브, 2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일찌감치 '빅리그용은 아니다'라는 판정을 내린 상태. 게다가 고우석은 보장 몸값이 2년간 450만달러다. 올해 175만달러, 내년 225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2026년 연봉 300만달러의 상호옵션이 포기될 경우 50만달러의 바이아웃을 받는다. 마이애미로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일 수 있다.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직구 구속이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고우석은 KBO 시절 직구 최고 평균 구속은 2022년의 153.5㎞다. 포스팅되기 직전인 2023년에는 152.5㎞를 나타냈다. 마일법으로 환산하면 94.8마일에 해당한다. 최고 155㎞ 이상, 즉 97마일 이상의 직구도 곧잘 뿌렸다. 빠른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던지며 통산 탈삼진율 25.5%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는 고우석의 직구 구속과 탈삼진 능력에 주목했던 것이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고우석의 구속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고우석이 잭슨빌 7경기에서 던진 직구 76개의 평균 구속은 93.3마일이다. 최고 구속도 95.7마일에 그쳤다. 95마일 직구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MLBTR의 지적대로 92~94마일대 직구가 대부분이었던 셈.
30일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불펜투수들의 포심 직구 평균 구속은 94.6마일이다. 이에 비해 고우석은 1.3마일이 느리다. 웬만한 메이저리그 불펜투수는 90마일대 후반, 100마일이 넘는 직구를 뿌린다. 강속구에 단련된 마이너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삼진율이 높을 리 없었다. 잭슨빌에서 36명의 타자를 상대해 탈삼진은 고작 3개 뿐이었다.
마이애미는 앞으로 5일 동안 고우석을 놓고 트레이드 제안을 받을텐데 성사되지 않으면 웨이버 공시를 하게 된다. 이후 48시간 동안 응답하는 구단이 없으면 고우석은 트리플A 잔류를 받아들이거나 방출을 요구할 수 있다. 방출이란 FA 신분을 말한다. 이 경우 남은 연봉을 받을 수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