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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원래 팔이 빨리 풀리는 편이긴 해요."
8회까지는 무난한 경기였다. 선발 투수 최원준이 5이닝 2실점으로 준수한 투구 내용을 기록하고 물러난 가운데, 초반부터 타자들이 활발하게 점수를 뽑아줬다. 김재환과 양석환이 홈런 2개 포함 5타점을 합작하면서 8회말까지 8-2로 크게 앞서있었다.
두산은 세번째 투수 박정수를 8회에 이어 9회에도 밀어붙였다. 최원준-이교훈(1⅔이닝 무실점)-박정수까지 3명으로 경기를 끝낸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두산은 이튿날인 22일 대체 선발 김민규가 나설 예정. 필승조를 최대한 아낄 수 있는 기회였다.
홈런 이후 이영하를 투입했지만 이영하는 첫 상대 타자인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안타를 맞고 다시 내려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마무리 홍건희까지 투입. 홍건희도 한유섬에게 안타를 맞았고, 다음 타자 고명준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결국 8-6, 2점 차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홍건희까지 내리는 초강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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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부침이 있어 2군에 내려가 조정 시간을 갖기도 했지만, 복귀 이후 점점 더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월에 등판한 8경기에서 9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고, 5월에도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에 등판해 9⅔이닝동안 단 1실점(1자책)만 허용했다. 1이닝 이상 투구도 무리 없이 해내면서 필승조 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
홍건희까지 내려간 상황. 쫓기고 있는 2점차 1사 1,2루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등판한 김택연은 공 단 3개로 경기를 끝냈다. 김민식과의 승부. 2B에서 3구째 147km 직구를 건드린 김민식의 땅볼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고,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정석적인 병살 코스로 이어졌다. 최종 스코어 8대6 경기 종료. 김택연의 프로 데뷔 첫 세이브가 새겨진 순간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택연은 "주자가 2명 이상 되면 올라갈 수도 있어서 미리 준비는 하고 있던 상황인데, 원래 팔이 빨리 풀리는 편이기도 하다. 마운드에 올라가서도 연습 투구를 할 시간이 있으니까 준비 시간은 충분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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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터프한 상황에 중용되면서, 김택연이 느끼게 될 부담감도 커졌다. 장기적으로는 차기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아줘야 하는 기대주다. 김택연은 "저를 믿고 써주시는만큼 거기에 맞는 결과를 내야하고, 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항상 책임감 있게 던지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시즌은 두달밖에 지나지 않았고, 저를 못 만난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방심하지 말고 그럴 수록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