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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강속구 포기에도 "후회없다"...사령탑도 길게 본다 "기간 얼마가 되든..."[고척 토크]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4-05-21 17:26 | 최종수정 2024-05-22 08:55


155㎞ 강속구 포기에도 "후회없다"...사령탑도 길게 본다 "기간 얼마…
2023 KBO리그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키움 장재영이 힘차게 배트를 돌리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3.15/

[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시간이 얼마가 되든 적응 기간은 필요하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타자 전향을 선언한 장재영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올해 프로 4년차에 접어든 장재영. 최근 타자 전향을 해 화제가 됐다. 고교 시절 150㎞ 중반 강속구를 뿌리면서 계약금 9억원을 받고 화려하게 키움에 입단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고, 올해는 부상까지 겹쳐 앞날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고심 끝에 키움과 장재영은 타자 전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155㎞ 강속구 포기에도 "후회없다"...사령탑도 길게 본다 "기간 얼마…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투수 장재영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18/
장재영은 21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6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 1군 복귀를 준비하는 두산 정철원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면서 재능을 입증했다.

홍 감독은 이날 고척 스카이돔에서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식 보고서는 받지 못했다"면서도 "팀장들끼리 전화하는 걸 엿들어 보니 정철원에게 안타를 뽑아냈다고 하더라. 타구질도 A급으로 평가됐다고 하더라"고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보고는 어디까지나 보고일 뿐이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홍 감독은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 팔 상태 등 여러 부분을 확인하기 위한 출전"이라고 선을 그었다.


155㎞ 강속구 포기에도 "후회없다"...사령탑도 길게 본다 "기간 얼마…
 ◇이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장재영은 고교 시절 타자도 활약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을 정도로 투-타 모두 재능을 가진 선수. 지난해 키움 스프링캠프에선 투-타 겸업을 준비하기도 했다. 방망이를 잡는 게 완전히 낯설진 않은 셈. 타자 전향 후 첫 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낸 건 우연이 아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아마에서 아무리 잘 해도 프로 레벨과는 차이가 있다"며 "정식 단계를 밟고 와야 한다. 시간이 얼마가 되든 (투수에서 타자로) 적응 단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재영은 타자 전향 결정 후 원하는 포지션에 대해 유격수라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퓨처스팀에선 외야수 훈련도 병행 중이다. 홍 감독은 "내 개인적으로는 유격수보다 외야수를 지망하길 원했다. 프로에서 살아 남으려면 수비가 우선이지만 공격도 뒷받침이 돼야 한다. 그 공격에 집중하기 위해선 유격수보다 외야수가 나은 게 사실"이라며 "지금은 희망 사항을 앞세우기 보다 단계별 코스를 확인하고 (야수 포지션을) 결정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155㎞ 강속구 포기에도 "후회없다"...사령탑도 길게 본다 "기간 얼마…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승리한 키움 홍원기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5.16/
퓨처스 첫 출전을 앞두고 장재영은 "이번 결정에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재능을 사령탑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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