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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홈런은 다른 선수가 치면 됩니다."
외인이 홈런을 펑펑 치던, 혹은 큰 스윙으로 '선풍기'라 조롱 받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상대적으로 외인타자는 전매특허였던 홈런과 타점 부분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페라자만 14홈런으로 KT 위즈 강백호와 함께 홈런 공동 1위를 달리며 외인 타자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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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토종 거포 최정과 한유섬이 나란히 12홈런으로 공동 3위, 그 뒤를 KT 로하스와 신 토종거포 KIA 타이거즈 김도영과 삼성 김영웅이 나란히 11홈런으로 쫓고 있다. 그 뒤를 두산 강승호 양석환이 LG 오스틴, NC 데이비슨과 함께 10홈런을 기록중이다. 11명의 두자리 수 홈런 선수 중 7명이 토종이다.
그러다보니 타점도 토종 선수들의 장악 무대다. 강백호가 45타점으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KIA '해결사' 최형우(42타점), 두산의 중심 양의지(41타점)이 뒤를 쫓고 있다. 톱10 외인은 38타점 4위 에레디아, 37타점 공동 5위 페라자 뿐이다.
외인타자들은 홈런·타점 대신 정확도를 경합하는 타율 경쟁 무대로 옮겨갔다.
SSG 에레디아가 3할9푼1리로 1위, 두산 허경민(0.389), 키움 도슨(0.348), 삼성 맥키넌(0.344), KT 강백호(0.342)가 뒤를 잇고 있다. 타율 5걸 중 3명이 외인타자다. 페라자(0.324), 롯데 레이예스(0.322)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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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즈, 호세, 테임즈, 나바로 등 특급 외인타자들이 보여줬던 경기를 지배력과 존재감을 모든 팀들이 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급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장타력과 정교함은 어느 순간 선택의 문제가 됐다.
상대적으로 실패 확률이 높은 슬러거형 외인타자들의 잇단 실패 사례가 한화 오그레디, LG 보어 등으로 현실화 되면서 각 구단은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정교함에 우선적 초점을 맞추고 타겟팅 그룹을 좁히기 시작했다.
고타율 외인타자들의 등장은 홈런타자의 연이은 실패가 만든 변증법적 대응과정이 만든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