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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정당한 권리인가, 도 넘은 자기 관리인가.
3월 주춤했지만 4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6일 LG 트윈스전 승리는 없었지만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이어진 SSG 랜더스-키움 히어로즈-한화-KIA 타이거즈전까지 4연승을 거뒀다. 개막 후 꼴찌 경쟁을 하는 등 바닥을 쳤던 KT는 벤자민의 활약과 함께 살아났다. "슬로 스타터 KT는 역시 무섭다"는 얘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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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인 14일 이강철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반갑지 않은 소식을 전했다. 벤자민이 코칭스태프에 3주 휴식을 요청했다는 것. 이 감독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등판하면 승리 확률이 높은 외국인 투수가 4~5차례 로테이션에 빠진다는 건, 중위권 도약이 필요한 팀에 엄청난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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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대로 3주라는 시간을 정해 휴식을 요청한 선수는 거의 없었다. 눈에 보이는 부상이 있다면 모를까, 본인만 느끼는 불편함에 이렇게 오래 쉬어버리면 감독과 구단 입장에서는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벤자민은 140만 달러(한화 약 19억1100만원)라는 큰 돈을 받는 선수다. 고액 연봉자로서 책임감이 없어보일 수 있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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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에이스 알칸타라가 가벼운 팔꿈치 염좌 증세임에도 등판을 거르고, 자신의 주치의에게 확인을 받겠다며 미국에 다녀오면서 이승엽 감독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일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LG 플럿코가 구단과 등을 졌다. 100만달러를 받은 한화 버치 스미스는 1경기 던지고 짐을 쌌다. 많은 연봉을 받는데, 그게 보장 조건인 외국인 선수들이 태업이나,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 해도 사실 막을 방도가 없는 현실이다.
물론 KT와 벤자민의 관계는 그 정도는 아니다. 서로간 신뢰가 있다. KT는 벤자민이 매사 성실하고,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인 걸 안다. 이번 개인 4연승 기간 중에도 2경기나 8이닝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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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팀이 중위권으로 도약하느냐, 하위권으로 완전히 추락하느냐 중차대한 기로에 선 상황. 140만달러 연봉을 받는 선수의 3주 휴식 요청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