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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모처럼 '타고투저' 시즌이다. 2024년 프로야구는 2020년 이후 가장 활화산 같은 화력을 뽐내고 있다.
이후 KBO는 공인구를 바꾸는 등 흐름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효과가 있었다. '마지막 40홈런'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당시 47개)등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무려 10명에 달한 2020년 잠깐 반등하기도 했지만, 리그 전체 타율이나 OPS, 최다 홈런 등 타자들의 지표는 꾸준히 내리막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올시즌엔 다르다. 공교롭게도 로하스가 4년 만에 돌아온 시즌에 리그 방망이가 불타오르고 있다. KBO가 공인구 반발계수를 올리는 등 조정에 나선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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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타고투저 양상은 공인구의 변화 때문일까.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다르다. 올해부터 전격 도입된 ABS(자동볼판정시스템)가 타고투저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ABS에 대한 현장의 시선은 물음표로 가득했다. ABS에 맞는 투구를 고민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지만, 대세가 되지는 못했다. "잘 던지면 된다", "어차피 그런 존을 공략할 정도의 제구를 갖춘 투수는 극소수"라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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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칼제구를 자랑하는 류현진이 ABS 존에 고전하는 등 예상치 못했던 양상도 보인다. 존의 크기가 구장마다 다르다는 등 현장의 불만도 적지 않지만, 이는 반대로 경기가 열리는 올 시즌 동안은 일정한 존이 유지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ABS의 특성상 스트라이크존이 종전보다 넓어졌다. 투수들이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 존 공략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높은 쪽 존이 커지면서 이를 공략하는 투수들의 하이패스트볼과 높은데서 떨어지는 커브(타자 입장에서 가장 치기 힘들다는 공이다)가 늘었다. 포크볼이나 체인지업 등 종적인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들 역시 헛스윙 유도를 위해 땅으로 떨어지는 공보다 낮은쪽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빈도가 늘었다.
이전과 다른 존을 공략하려다 보니 제구 미스로 가운데로 쏠리는 경우도 많아졌다.
상대적으로 타자들이 볼배합이나 코스를 예측해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기가 편해졌다.
때문에 투타를 막론하고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존에 적응해온 베테랑들이 오히려 불리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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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순위 상위권에 최정-한유섬-로하스 같은 '기존 거포'도 있지만, 부활한 강백호를 비롯, 강승호(두산·9개) 김영웅(삼성·8개) 김혜성(키움) 김성욱 김형준(이상 NC·7개) 등 새로운 이름들이 대거 눈에 띈다. 노시환(한화·8개) 역시 지난해 포텐을 터뜨리기 전까진 20홈런 한번 넘긴 적 없었던 선수였다.
2020년 로하스 사례처럼, 레이스를 이끄는 리더는 선행마 처럼 전체적인 상승 흐름에 큰 영향을 준다. 강백호, 페라자, 김도영 같은 '새로운 피'가 '올드 보이' 그룹을 대신해 새롭게 그 역할을 맡을지도 관심거리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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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팀타율 평균=팀 OPS 평균=홈런 1위=30홈런 이상 타자
2017=0.286=0.791=최정 46개=6명
2018=0.286=0.803=김재환 44개=11명
2019=0.267=0.722=박병호 33개=1명
2020=0.273=0.758=로하스 47개=10명
2021=0.260=0,729=최정 35개=5명
2022=0.260=0.712=박병호 35개=1명
2023=0.263=0.712=노시환 31개=1명
*2024(5/5까지)=0.275=0.764=최정 외 4명 11개=30홈런 페이스 10명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