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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선의의 경쟁이자 든든한 동반자다.
KT 구단도 엄청난 투자를 했다. 두 사람을 팔꿈치 재활중인 소형준과 함께 필리핀 미니캠프에 보냈다. 차근차근 프로로서의 몸을 만들라는 의미였다.
개막 후 1달이 넘은 시점, 변수가 생겼다.
고졸 신인 2명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여유 있는 육성이 아니라, 여유 없는 의존이 됐다. 두 선수 모두에게 선발 중책을 맡기게 됐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겠지만, 두 선수 모두 씩씩하게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데뷔 첫 승 감격은 1라운드 지명 원상현이 먼저 누렸다. 지난달 25일 5번의 선발 도전 만에 한화 이글스전에서 감격의 데뷔 첫 승을 따냈다. 2라운드 육청명도 뒤질세라 4번째 도전인 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꿈에 그리던 프로 첫 승을 거뒀다.
두 신인 선수가 씩씩하게 던져주자, KT도 꼴찌를 탈출하고 반등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구위가 훌륭하다. 원상현은 야구에 대한 욕심이 엄청나고, 육청명은 '쫄지 않고' 던지는 전투적 자세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라 낯선 프로 생활이 힘들 법도 하지만, 기회도 많이 얻고 있고 든든한 동반자 친구가 있어 외롭지 않다. 신인 시즌을 즐기고 있다.
원상현은 육청명의 존재가 동기부여가 되느냐는 질문에 "청명이가 너무 잘하고 있어서 경쟁 의식도 생기고 자극도 받는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육청명 역시 원상현보다 먼저 선발 기회를 받지 못해 배 아프지 않았느냐는 짓궂은 질문에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고, 그 때 나는 준비가 덜 된 상태였다. 상현이를 보며 동기부여도 되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며 "너무 친하게 잘 지내고 있다. 상현이가 너무 착하다. 신인은 우리 뿐이다. 맨날 붙어다닌다"고 해맑게 말했다.
육청명이 첫 승을 따내고, 인터뷰 등을 마칠 때까지 원상현은 라커룸에 들어가지 않고 더그아웃에어 기다렸다.
먼저 다가가 첫 승을 따로 축하해주는 모습이 훈훈했다. KT 마운드 미래를 짊어질 19세 대형 유망주 듀오. 조언을 주고 받는 친한 친구인 동시에 서로를 자극하는 경쟁자로 시너지를 내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팀의 현재는 어두워도 미래는 밝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