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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느림의 미학'. KIA 타이거즈 2년차 투수 윤영철(20) 뒤에 따르는 수식어다.
윤영철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0㎞ 안팎에 불과하다.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한 지금 시대에서 2년차에 불과한 윤영철의 구속은 평범하기보다 느려 보이는 게 사실.
이런 윤영철의 약점 중 하나로 지적된 게 이닝 소화 능력이었다. 스트라이크존 근처에 형성할 수 있는 제구력을 갖추고 있지만, 느린 공 때문에 타자들에게 공략되기 쉽고, 자연스럽게 투구 수가 늘어나면서 이닝을 채우기 쉽지 않았던 부분이 지적됐다. 이럴 때마다 윤영철은 "구속은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올라올 것"이라며 자신의 강점인 제구에 포커스를 맞추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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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영철은 1회말 선두 타자 이용규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출발했으나 도슨과 송성문을 뜬공 처리했고, 포수 김태군이 이용규의 도루마저 저지하면서 투구 수를 아끼는 데 성공했다. 2회엔 1사후 볼넷, 안타로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김휘집을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3회말 첫 실점 뒤 다시 안타를 내주며 추가 실점 위기에 놓였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4회부터 6회까진 10타자를 상대하며 볼넷 1개만을 내줬을 뿐, 아웃카운트를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완성했다. 마지막 7회말엔 선두 타자 고영우를 볼넷 출루시켰으나 김휘집이 친 타구를 직접 잡아 2루로 연결, 더블 플레이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 총 투구수 88개. 마운드를 내려오는 윤영철을 향해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이날 호투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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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