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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은 이정후를 미일 프로야구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와 곧잘 비교한다.
당시 멜빈 감독은 "이정후와 이치로는 무척 닮았다. 이정후도 51번을 달고 있고, 리드오프를 치며, 외야수로 뛴다. 아마 이치로를 가장 많이 본 선수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
또한 멜빈 감독은 두 선수의 타격 스타일에 대해 "이정후의 배팅 연습을 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파워가 있다. 이치로처럼 뒷발에 중심을 두고 공을 때린다. 며칠 전 109마일 타구를 우측 홈런으로 날려보냈다. 분명히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힘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컨택트 히팅이 최대 공통점이라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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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빈 감독이 이 안타를 보고 이치로를 잠시 떠올렸을 지도 모를 일이다. 멜빈 감독은 2003~2004년 2년 동안 시애틀 지휘봉을 잡으면서 이치로와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고, 아직도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라고 한다.
이날 메츠전을 앞두고는 "보통 새 리그에 오면 만나는 투수들을 모를텐데 그럼에도 이정후는 삼진을 잘 당하지 않고 정확히 맞힌다. 한국보다 높은 수준의 투수들을 상대로 인상적인 타격을 하고 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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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 역시 삼진율 랭킹서 빠지지 않았던 타자다. 메이저리그 19년 통산 삼진율이 10.1%다. 전성기였던 2001년부터 2010년까지 7.2~11.8% 사이를 오르내렸다. 아무래도 시애틀 입단 초창기에 컨택트 비율이 높았다. 첫 시즌인 2001년부터 7.2→8.5→9.5%의 삼진율을 기록했고, 한 시즌 최다인 262안타를 친 2004년에는 8.3%를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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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의 2001년 첫 22경기 성적을 들여다 봤다. 타율 0.347(98타수 34안타), 2홈런 9타점 16득점 4볼넷 5삼진 4도루, 출루율 0.373, 장타율 0.449, OPS 0.822를 기록했다. 특히 삼진율은 그 시점 102타석에서 4.9%였다.
거의 모든 수치가 이정후를 앞선다. 이치로는 첫 해부터 이미 '완성형' 메이저리거로 MVP와 신인왕을 거머쥐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2001년 이치로와 지금의 이정후 사이의 결정적 차이는 이것이 아닐까 한다. 당시 시애틀은 시즌 첫 22경기에서 18승4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 그해 시애틀은 완벽에 가까운 투타 운영으로 구단 역대 최고 기록인 116승을 따냈다. 이치로가 이끈 기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현재 11승13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3위다. 올해도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높지 않다. 투타에 걸쳐 허술한 곳이 많다. 이정후가 돋보이는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