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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더블헤더 마치고 퇴근했는데, '지금 세상이 날 속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3개의 홈런 중 2개는 9대9 무승부로 끝난 더블헤더 1차전, 3개째는 7대5로 승리한 2차전이었다. 3번째 홈런이 가장 기분좋았던 이유다.
황성빈은 10개 구단 팬들 사이에 이른바 '호불호'가 갈리는 선수다. 과도한 액션이나 세리머니로 인해 '밉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반면 롯데 팬들에겐 이토록 소중하고 고마운 선수가 없다. 롯데 구단 유튜브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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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황성빈이 부상에 고전한 반면, 스타덤에 올라선 김민석과 윤동희,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의 영입으로 입지가 좁아진 상황. 김태형 감독은 "노력하는 모습이 절대 평범하지 않은 수준이다. 기회를 줄 수밖에 없었고, 그럴때 잘하면 계속 가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잘 칠줄은 몰랐다.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니 좋다. 앞으로도 그 흐름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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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상상도 해본적 없는 일이 현실로 이뤄졌다. 형들이 장난도 많이 쳐주시고, 정말 좋아해주셨다. 나도 같이 기분이 좋아졌다. 이젠 잊어야할 시간이다."
부모님은 물론 동생이 무척 기뻐했다고. 황성빈은 "동생이 칭찬 절대 안하는데, '축하한다. 힘들면 힘들다 얘기해라. 형은 잘할 수 있다'라는 얘길 해줬다"며 새삼 되새겼다. 자신의 스윙이 달라진 비결로 임훈 코치를 꼽으며 "진짜 많이 도와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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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잘하고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는 팬의 응원이 기억에 남는다. 내게 가장 필요했던 말이 아닐까. 다음에 또 홈런을 친다면, 그도 전력질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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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