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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오캡틴'의 카리스마. 잘못된 방향의 힘은 팀에 심각한 독이 됐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2023년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KBO리그는 발칵 뒤집어졌다.
조사 과정에서 후배 야구선수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부탁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오재원의 전 소속팀 두산을 비롯한 KBO 구단들은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결국 두산 구단에서 폭탄이 터졌다. 두산 측은 "해당 건을 인지한 뒤 곧바로 선수단 전원을 대상으로 내부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8명의 선수가 '대리 처방을 해준 경험이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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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의 협박과 회유는 치밀했다. '대리 처방'을 해준 선수들은 서로를 알지 못했다. 선수들은 "나는 나만 이렇게 해주고 있는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오재원은 1군 주전급 선수가 아닌 퓨처스리그 선수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시절 강력한 카리스마스로 팀을 하나로 묶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평가를 받았던 그였다. 1군에서 주장을 역임하며 우승까지 이끌었던 오재원의 강요 섞인 부탁은 미래가 불투명한 2군 선수들에게는 거절하기 힘든 압박일 수 밖에 없었다.
두산 구단은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고, 앞으로도 성실하게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O도 이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록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고 하지만, 대리 처방은 분명 범죄다. 작은 징계라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KBO는 일단 두산 구단의 조사와 경찰 수사를 지켜본 뒤 징계 및 대응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