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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그 순간의 기분을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는 페라자의 말을 100퍼센트 이해한다. 경기에 몰입한 선수가 극적인 동점 스리런포를 친 후 배트를 바닥에 힘껏 던지며 포효했다. 6경기 연속 홈경기 매진을 기록한 이글스파크가 뒤집어졌다.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문동주가 선발 등판한 이날 경기도 매진. 지난해 홈 최종전부터 6경기 연속 홈경기 매진 행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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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말 마침내 기회가 왔다. 선두타자 최재훈의 안타에 이어 임종찬이 볼넷을 골라냈다. 문현빈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1사 1, 3루에서 페라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윌커슨의 3구째 직구가 몸쪽 높은 쪽으로 들어오자 페라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배트를 잡아 당겼다. 발사각도 24도의 직선타가 그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타격 전 눈을 감고 호흡을 고르던 페라자. 타격 후 홈런을 직감한 듯 감정을 폭발하기 시작했다. 멋, 품위, 혹은 계산된 세리머니, 이런 것 신경 '1도 안쓰는' 야수 그 자체의 본능적인 세리머니다.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배트를 들어 있는 힘껏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페라자의 모습, 바로 앞 1루 더그아웃의 선수들과 팬들의 환호성이 배는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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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로야구에서는 구단마다 특색있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일종의 약속된 세리머니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에도 미리 준비한 정교한 세리머니가 펼쳐지곤 한다.
그런데, 멋있긴 하지만 뭔가 인위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루틴처럼 행해지는 세리머니는 평타는 치지만 그 이상의 감흥은 없다.
1위 한화 공격의 선봉에 선 페라자의 매 순간 다른, 본능적인 세리머니가 프로 스포츠의 진정한 쇼맨십이 아닐까. 그라운드에서 배트를 패대기 친 선수가 이렇게 멋있어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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