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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00개 이상씩은…" 류현진은 타고난 천재? 사령탑 감탄한 무기는 따로 있었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4-03-27 19:00


"사례 100개 이상씩은…" 류현진은 타고난 천재? 사령탑 감탄한 무기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와 한화의 개막전.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한화 선발 류현진.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23/

"사례 100개 이상씩은…" 류현진은 타고난 천재? 사령탑 감탄한 무기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와 한화의 개막전. 1회 투구를 앞두고 모자를 벗고 인사하는 한화 선발 류현진.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23/

[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겉으로 보면 꼼꼼하지 않아보이기도 하잖아요."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메이저리그 당시 남다른 '공부 열기'를 보여주곤 했다.

등판 하루 이틀 전이면 LA 다저스 시절 클럽하우스 한 쪽에 놓여있는 컴퓨터에 앉아서 상대 타자 분석했다. 단순히 데이터만 살펴보는 게 아니었다. 영상을 보면서 체크 포인트 등을 적어가면서 나름대로 전력분석을 했다.

평소 동료들과 장난을 치고, 농담도 던졌던 그였지만 스스로 전력 분석을 하는 시간에는 마운드 못지 않은 열기가 가득했다.

202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뒤에는 젊은 투수들이 류현진의 이런 모습을 보고 따라하기도 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멘토' 역할을 하면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에는 뛰어난 실력 뿐 아니라 이런 남다른 성실함이 한몫했다.


"사례 100개 이상씩은…" 류현진은 타고난 천재? 사령탑 감탄한 무기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를 앞두고 한화 류현진이 경기장을 찾아 다저스 로버츠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0/

"사례 100개 이상씩은…" 류현진은 타고난 천재? 사령탑 감탄한 무기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를 앞두고 한화 류현진이 경기장을 찾아 다저스 로버츠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0/
이런 학구열은 류현진의 '칼날 제구'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냈다. 류현진은 시속 150㎞ 중후반 투수가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140㎞ 중반의 패스트볼을 가지고 살아남았다. 스트라이크존 원하는 곳에 예리하게 공을 꽂아넣으며 타자를 얼어붙게 했다. 전력분석한 걸 확실하게 활용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파악해 파고들곤 했다.

한국에 와서도 류현진의 '공부 열기'는 뜨겁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27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류현진 이야기에 "전력분석팀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료를 엄청 요구한다고 하더라"라며 "겉으로 보는 모습을 보면 꼼꼼하지 않을 거 같기도 하지만 어떤 데이터가 있으면 사례 100개 이상을 보고 한다더라. 데이터팀은 또 영상으로 그걸 편집해야한다"고 이야기했다.


최 감독은 "단순히 감각이 좋고 이런 걸 떠나서 류현진 만의 무언가가 있다"고 감탄했다.

류현진은 오는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한화의 홈 개막전이다.


"사례 100개 이상씩은…" 류현진은 타고난 천재? 사령탑 감탄한 무기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와 한화의 개막전.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한화 선발 류현진.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23/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 선발로 나와 3⅔이닝 6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개막전에서 99승, 홈 개막전에서 100승을 거두는 게 이상적 시나리오였지만, 일단 홈에서 12년 만에 돌아온 KBO리그에서의 첫 승을 도전하게 됐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50㎞까지 나왔고, 커브와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섞었다. 류현진은 "컨디션도 좋았고, 날씨도 좋았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제구가 좋아야 한다는 걸 느꼈다. 구속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개막전에서 86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두 번째 등판에서는 한계 투구수를 100개 정도로 가지고 갈 예정이다.

개막 등판을 마친 뒤 류현진은 "조금 더 제구에 쓰면서 선발 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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