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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0-4로 경기 분위기가 기운 상황. 선발 투수에 이어 등판한 좌완 불펜 요원은 공 8개로 퍼펙트 3아웃을 잡아냈다.
첫 타자 안치홍을 상대한 한두솔은 초구 129km 슬라이더에 이어 2구째 145km 직구로 2루수 방면 땅볼을 유도해냈다. 다음 타자 하주석을 상대로는 슬라이더로 2루 땅볼을 유도해냈다. 정타가 잘 나오지 않았다.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문현빈 상대. 문현빈에게는 1b2s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146km 직구로 헛스윙을 잡아내며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투구수 8개로 3아웃을 완벽하게 잡아냈다.
올 시즌 좌완 비밀 병기가 될 수 있는 '키'를 쥔 선수의 의미있는 첫 등판이었다. 한두솔은 알려진대로 독특한 이력을 가진 투수다. 광주일고 출신이지만 곧장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일본 사회인 야구팀에 입단했다가 2018년 KT 위즈 육성 선수로 어렵게 프로 문턱을 밟았으나 1년만에 방출됐다. 그리고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한 후 SSG의 입단 테스트에 합격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러나 구단에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두솔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었다. 기회는 열려있었고, 새 사령탑인 이숭용 감독도 새로운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한두솔은 지난 비시즌 거의 매일 랜더스필드에 출근 도장을 찍으며 성실하게 개인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구단 관계자들도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플로리다 1차 캠프 명단에 올랐다가 2차 캠프를 앞두고는 퓨처스 캠프로 이동했지만,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다시 코칭스태프의 이목을 끌었다. 이숭용 감독도 개막 시점에서 구위가 좋은 불펜 투수 중 한명으로 한두솔을 꼽았다.
한두솔은 드디어 찾아온 시즌 첫 1군 등판 기회에서 아주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비록 승리 상황은 아니었지만 시원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정면 승부를 펼치는 자체로도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자신에게 달려있는 물음표를 지워나가는 것. 슬라이더와 커브 등 변화구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를 받는 반면, 제구 불안이라는 잠재적 요소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첫 등판에서 보여준 임팩트를 유지한다면, SSG도 고효준 의존도가 높은 좌완 불펜 기용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