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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만약 결단을 내리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최악의 가정이다.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은 검찰 조사에서 금품수수 사실은 인정했지만 "평소 KIA 타이거즈의 열혈 팬인 김씨가 선수들에게 주라며 격려금 명목으로 준 돈을 받은 것 뿐"이라며 대가성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진술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결과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장 전 단장은 구단 마케팅 담당자에게 관련 요구 사항이 반영되도록 지시했고, 김 전 감독도 관련 사항을 당시 단장이던 장 전 단장에게 전달했고 구단 광고 직원에게도 김씨 업체 소속 직원의 연락처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이 함께 받은 1억원을 5000만원씩 나눠 가졌고, 금품을 받은 사실을 선수단에 알리지 않고 대부분을 주식 투자, 여행비, 개인 돈거래 등에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 1월 두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고, 검찰이 추가 조사를 거쳐 보강 수사를 한 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앞으로 두 사람은 법원에서 재판을 통한 법정공방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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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지난 1월 28일 김종국 전 감독 직무 정지 사실을 발표했다.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의 일이었다. 1년 농사와 직결되는 캠프 출국을 앞두고 날벼락이 떨어졌지만,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내부 조사 후 이튿날인 1월 29일 김종국 전 감독과 계약 해지했고 구단 공식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아직 김 전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가 사실인지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검찰 조사 기간과 향후 과정을 예상할때 정상적으로 선수단을 이끌 수 없다고 판단했다.
KIA 구단은 전임 감독과의 결별 후 곧장 새 감독 찾기에 나서면서 어수선한 선수단 분위기를 수습했다. 그리고 내부 승격을 택했다. KIA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부터 리더로 평가받았던 이범호 타격코치가 정식 1군 감독으로 승격됐고, 나머지 코칭스태프는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하면서 철저한 내부 단속을 약속했다.
끝내 전 단장, 전 감독이 재판으로 넘겨지고 말았다. 빨리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면 시즌 개막이 코앞인 상황에서 더 큰 악재를 만날뻔 했다 .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