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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가정' KIA 칼 안뽑았으면 어쩔뻔 했나…전 감독 결국 재판 넘겨졌다[SC핫이슈]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4-03-08 09:58 | 최종수정 2024-03-08 15:06


'최악의 가정' KIA 칼 안뽑았으면 어쩔뻔 했나…전 감독 결국 재판 넘…
30일 KIA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이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앞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1.30/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만약 결단을 내리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최악의 가정이다.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이일규 부장검사)는 7일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을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외식업체 대표 김모씨는 배임중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두사람은 후원사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KIA 전 단장과 전 감독은 2022년 7월부터 10월까지 김씨로부터 광고 계약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받았고, 그 대가로 1억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두사람이 10월 구장내 펜스 홈런존 신설 관련 청탁과 함께 1억원을, 이와 별도로 김 전 감독은 선수 유니폼 견장 광고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6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은 검찰 조사에서 금품수수 사실은 인정했지만 "평소 KIA 타이거즈의 열혈 팬인 김씨가 선수들에게 주라며 격려금 명목으로 준 돈을 받은 것 뿐"이라며 대가성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진술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결과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장 전 단장은 구단 마케팅 담당자에게 관련 요구 사항이 반영되도록 지시했고, 김 전 감독도 관련 사항을 당시 단장이던 장 전 단장에게 전달했고 구단 광고 직원에게도 김씨 업체 소속 직원의 연락처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이 함께 받은 1억원을 5000만원씩 나눠 가졌고, 금품을 받은 사실을 선수단에 알리지 않고 대부분을 주식 투자, 여행비, 개인 돈거래 등에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 1월 두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고, 검찰이 추가 조사를 거쳐 보강 수사를 한 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앞으로 두 사람은 법원에서 재판을 통한 법정공방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최악의 가정' KIA 칼 안뽑았으면 어쩔뻔 했나…전 감독 결국 재판 넘…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한 후 귀국했다. 입국장을 나온 이범호 감독이 심재학 단장과 악수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6/

'최악의 가정' KIA 칼 안뽑았으면 어쩔뻔 했나…전 감독 결국 재판 넘…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한 후 귀국했다. 이범호 감독이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6/
KIA는 날벼락을 맞았다. 팀 리빌딩 기조 아래 의기투합했던 전 단장과 전 감독의 비리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단 이미지도 추락을 막을 수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구단의 대처가 신속했다는 점이다. KIA 구단은 장정석 전 단장이 박동원과의 FA 계약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했다는 문제가 불거진 후 곧장 해임을 결정했고, 김종국 전 감독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파악된 후 곧장 직무 정지 조치를 취했다.

KIA는 지난 1월 28일 김종국 전 감독 직무 정지 사실을 발표했다.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의 일이었다. 1년 농사와 직결되는 캠프 출국을 앞두고 날벼락이 떨어졌지만,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내부 조사 후 이튿날인 1월 29일 김종국 전 감독과 계약 해지했고 구단 공식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아직 김 전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가 사실인지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검찰 조사 기간과 향후 과정을 예상할때 정상적으로 선수단을 이끌 수 없다고 판단했다.

KIA 구단은 전임 감독과의 결별 후 곧장 새 감독 찾기에 나서면서 어수선한 선수단 분위기를 수습했다. 그리고 내부 승격을 택했다. KIA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부터 리더로 평가받았던 이범호 타격코치가 정식 1군 감독으로 승격됐고, 나머지 코칭스태프는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하면서 철저한 내부 단속을 약속했다.


끝내 전 단장, 전 감독이 재판으로 넘겨지고 말았다. 빨리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면 시즌 개막이 코앞인 상황에서 더 큰 악재를 만날뻔 했다 .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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