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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버지가 TV 안테나 좀 높게 다셨으면 좋았을텐데, 하하."
너무 띄워주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다. 특히 이종범 야구를 직접 보지 못한 젊은 세대들은 '말이 되느냐'고 할 것 같다. 그런데 정말 현실이었다. 프로 2년차인 1994 시즌 타율 3할9푼3리 196안타 19홈런 77타점 84도루. 1997 시즌 타율 3할2푼4리 157안타 30홈런 74타점 64도루. 지금 시대에서는 나오기 쉽지 않은 기록들이다. 3할9푼3리, 84도루, 30홈런-64도루 꿈의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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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도 꿈은 있을 수 있었겠지만, 아예 시도 자체를 생각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 때는 야구를 잘하면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일본이라고 여겨질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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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코치는 "해설위원 일을 할 때 메이저리거였던 김선우와 얘기를 했다. 선우는 집이 서울이었고, 남산 근처였다더라. 그래서 AFKN(주한미군방송)이 나왔다. 그런데 내가 살던 광주는 NHK(일본공영방송)밖에 안나왔다. 아버지가 TV 안테나 좀 높게 다셨으면 우리 집도 AFKN이 나왔을텐데"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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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코치는 "내 야구 우상이 장훈 선배님이었다. 내가 접할 수 있는 최고의 선수였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의 차이가 내 꿈도 바꾸게 했다"고 말하며 "장훈 선배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봤다. 손에 피가 나도록 스윙하는 걸 보면서 나도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해태 시절 김응용 감독님이 일본 전지훈련을 가면 꼭 장훈 선배님을 초대해주셨다. 그 때 원포인트 지도도 받고, 하면서 일본 진출을 꿈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