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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제 더이상 억울한 스트라이크나 볼은 없다.
KBO는 올시즌부터 '로봇 심판'을 도입했다.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사람 대신 ABS 시스템이 하게 된다.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의 자체 연습경기에 '로봇 심판'이 등장했다. 아무런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KBO측은 "지난해 경기당 평균 300개의 투구 중 주심이 스트라이크-볼을 판정한 공은 약 166개 정도였다. 이 중 잘못 판단한 투구는 14.4개 정도로 정확성은 91.3%였다"라고 했다. 스트라이크를 볼로 판정한 것이 약 7개 정도였고, 볼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한 것이 약 7.4개였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왜 컴퓨터가 측정하는데 100%가 아닌 것일까.
KBO측은 "규칙에 맞는 스트라이크존이 아닌 현재 KBO 심판원들이 판정하는 스트라이크존과 최대한 유사하게 스트라이크존을 구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수들이 평소에 느끼는 스트라이크와 볼을 ABS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조정을 했다는 뜻. "ABS가 설정한 스트라이크존으로 하면 100%가 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ABS 도입에 타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기존에는 볼을 줬던 크게 떨어지는 변화구가 스트라이크가 되지 않을까였다. 예전 퓨처스리그에서 ABS를 적용했을 때 더러 나왔던 것이었다.
KBO는 "그 때는 스트라이크를 중간 면만 볼 때였다"며 "지금 시행하는 ABS는 중간면과 끝면 두 번을 판정해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통과 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라고 밝혔다.
KBO는 ABS의 가장 큰 장점으로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일정한 스트라이크, 볼 판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포수의 포구 위치나 프레이밍에 따라 스트라이크가 볼이 되고 볼이 스트라이크가 되는 일이 없어진다는 것.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도 했다. KBO는 "ABS 판정 결과를 곧바로 확인하기 위해 각 구단에게 태블릿PC를 1대씩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평균 4∼5초 지체가 발생하지만 각 타자별 스트라이크존 설정 기준 통과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걱정은 ABS가 제대로 작동할지의 여부다. KBO측은 퓨처스리그에서 99.8%의 트래킹 성공률을 보였다고 했다. 지난해 경기당 166개의 투구 중 0.33개는 제대로 판정이 안된 셈이다. 3경기에서 공 1개 정도 판정이 안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KBO측은 "퓨처스리그의 경우 카메라를 설치할 곳이 관중석이거나 구조물 등이 있어 안정성 있게 설치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1군 구장은 그렇지 않다"면서 100% 트래킹에 자신감을 보였다. 또 우천이나 황사, 강풍 등으로 인한 트래킹 실패 우려에 대해서도 "경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날씨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양재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