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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든 시점에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겼다. 왕년엔 65억 FA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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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남다르긴 했죠. LG가 드디어 우승을 했구나 하는 감정적인 부분. 그런데 그때 같이 암흑기를 보낸, 동고동락한 선수들이 많지 않아 아쉽더라고요. (오)지환이가 있어서 다행이지만, (채)은성이도 없고. 남아있던 선수들에게 축하해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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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 연말 팬미팅 행사는 선수들과 함께 하는 운동회 컨셉트로, '구자욱팀' '우규민팀'으로 나뉘어있었다. 이미 팀원들도 모두 뽑은 상황에서 소속팀이 바뀌었다. 우규민은 마지막까지 팬서비스에 최선을 다했다.
우규민은 "팀 짜는 영상도 다 찍어놨는데 그렇게 됐다. 내 이름이 걸리지만 않았어도 모르겠는데…(난감했다)KT 쪽에 양해를 구하고, '차라리 이 기회에 팬들께 인사하고 마무리하겠다' 해서 삼성 쪽도 OK가 났다"면서 "보기좋게 잘 끝나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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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팀이지만 7년이나 뛰었지 않나. 그동안 성적이 좀 났으면 더 좋았을 텐데. 속상한 마음이 있다. 후배들에게 '항상 내가 잘할 수 있는 거 잘 찾아서 해라. 투수는 언제나 준비돼있어야한다' 그런 얘기를 마지막으로 해줬다."
KT는 젊은 팀이다. 특히 불펜의 핵심인 필승조는 이상동-손동현-박영현으로 구성된다. 이들을 이끌어야할 우규민의 역할이 간절했다.
우규민은 "내가 야구를 좀 오래 했다지만, 선후배가 어디 있나. 야구에는 세대차이가 없다. 잘하는 거 있으면 같이 배우고 공유할 뿐이다. 그만큼 다들 서로 야구에 진지하니까"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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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0번째 시즌이지만, 우규민은 아직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KT의 우승을 상징하는 '박경수+유한준 환영씬'을 떠올릴 때마다 친구가 한없이 부러운 이유다. 그는 "경수랑 2021 한국시리즈 시작할 때부터 매일 통화했는데…'이기면 네가 MVP'라고 얘기해줬는데, 말이 씨가 되서 더 기분좋았다"고 했다. 이어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못해본 선수? 강민호 손아섭 전준우, 저 말고도 몇명 더 있다. 유강남은 좀 더 해야되고"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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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발일지 모르겠지만, 올해는 자신감이 있다. KT가 그만큼 강팀이다. 작년에도 밑에서 치고 올라오지 않았나. 우승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