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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스스로 잡는 것" 포지션 '떠돌이' 아닌 욕심→불방망이로 답했다. 깊어지는 김태형 감독의 고민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4-03-04 10:56 | 최종수정 2024-03-04 11:12


"기회는 스스로 잡는 것" 포지션 '떠돌이' 아닌 욕심→불방망이로 답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포지션을 하나 주면 심적인 안정이 될 텐데…좀 애매하다."

타격이 장점인 내외야 유틸리티냐, 클린업트리오에 자리잡을 핵심 타자냐.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24)이 기로에 섰다. 치열한 팀내 경쟁을 이겨내기가 만만찮다.

번개 같은 스윙의 파괴력은 자타공인이다. 리그 타구 속도 1위를 경쟁할만큼 매서움이 있다. 문제는 수비 포지션이 마땅치 않다. 지난해의 부진이 끈질기게 발목을 잡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고승민에 대해 "타격에선 확실히 장점이 있다. 감독으로서 기회는 줄 수 있다. 선수가 그 기회를 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고승민도 답답함이 있다. 벌써 3년 연속 '떠돌이' 생활 중이다.


"기회는 스스로 잡는 것" 포지션 '떠돌이' 아닌 욕심→불방망이로 답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군 전역 직후인 2022년만 해도 롯데가 자랑하는 확신의 타자 유망주였다. 주전 우익수로 순조롭게 성장했다. 공격에선 이해 후반기 타율 4할1푼4리를 찍었고, 시즌 타율도 3할1푼6리에 달했다. 포지션에 어울릴 만큼 준수한 스피드와 어깨도 지녔다.

하지만 그 타격이 갑작스럽게 주저앉은게 문제였다. 지난해 성적은 타율 2할2푼4리 2홈런 42타점. 1루 전환으로 인한 부담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 지난해 고승민은 1루에서 449⅔이닝, 우익수에서 141⅔이닝을 보냈다.


올해도 포지션 경쟁이 쉽지 않다. 주전 1루수는 나승엽이 유력하다. 내야수 출신이라 포구가 좋고, 늘씬한 키와 유연한 몸놀림 덕분에 야수들이 공을 던지는 '과녁'으로서의 역할도 잘해낸다. 타격에서도 경기중 조정, 대처하는 능력이 좋다는 평가.

2루는 베테랑 김민성이 유력하다. 노진혁과 함께 내야를 이끌 수 있고, 타격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기회는 스스로 잡는 것" 포지션 '떠돌이' 아닌 욕심→불방망이로 답했다…
타격 훈련하는 고승민.
외야는 새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함께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민석 윤동희가 선다. 레이예스가 쉴 때는 김민석이 중견수, 전준우가 좌익수를 맡을 예정이다.

외야 백업은 황성빈 장두성 이선우 등 발빠른 선수들이 대기중이다. 내야 유틸 겸 왼손 대타로는 최항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자신만의 특화된 장점을 지닌 선수들이다.

롯데 구단의 거듭된 포지션 변경은 어떻게든 고승민을 기용하고픈 속내이기도 하다. 김태형 감독은 "작년에 좀 부진했지만, 잘 쳤던 경험이 있다. 힘있는 타격을 살려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2루도 연습시켜보니 나쁘지 않다. 1루도 곧잘 한다. 외야수로도 뛸 수 있다. 지금 포지션별 구상을 어느 정도 마친 상태지만, 시즌에 돌입하면 페이스가 안 좋거나 컨디션이 떨어지는 선수가 나올 거다. 그땐 고승민이 1순위다."


"기회는 스스로 잡는 것" 포지션 '떠돌이' 아닌 욕심→불방망이로 답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늘 "기회는 스스로 잡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고승민의 경우 플러스 요소는 타격이다. "타격으로 보여주면 된다. 야구는 수비가 기본이지만, 잘 치는 선수를 쓰지 않을 감독은 없다"면서도 "수비에 안정감이 부족하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지난해 기록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직 모든 게 확정된 것은 아니다. 김태형 감독은 "시범경기 때까지 고승민을 여러 방법으로 활용해보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고승민은 3일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13개의 안타 중 3개를 책임졌고, 이날 출전한 타자들 중 유일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의 고민이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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