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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대만)=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수비코치와 주루코치에게 두가지 미션을 줬습니다."
SSG 랜더스 1라운드 신인 박지환이 1군 스프링캠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작은 2군 캠프였다. 2군 스프링캠프에서 동기들과 함께 시작한 박지환은 1군 선수단이 2차 캠프를 위해 대만에 입성한 직후부터 합류해 첫 선을 보였다. 완전한 1군 선수단 합류는 아니었다. 박지환은 2군 일정도 소화하면서, 1군 연습 경기 때마다 차출돼서 실전을 뛰는 형식이다. 그러다보니 1,2군 일정이 엇갈려서 온전히 쉬는 날도 없다. 1군이 쉬는 날에는 2군 경기나 훈련이 있고, 2군이 쉬는 날에는 1군 경기가 있어 매일 오가느라 바쁘다. 하지만 힘들 시간도 없다. 최고의 기회가 눈 앞에 왔기 때문이다.
사실 쉽지는 않다. SSG에는 지난해 국가대표로 국제 대회까지 출전했던 주전 유격수 박성한이 굳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오랜 시간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주전 유격수가 없어 고민하던 팀에서, 이제는 자신의 커리어를 갖춰나가는 박성한이 성장하면서 센터 라인도 안정감을 찾았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올해 1라운드 신인 박지환이 입단했다. 청소년 대표팀 출신인 박지환도 주 포지션은 유격수다. 고교 시절 '야수 최대어' 평가를 받을 정도로 공수주 모두 상위 레벨이다. 2군에서 훈련을 할 때도 와타나베 마사토 수비코치가 "지환이는 크게 건드리지 않고 보고있다"며 잠재력을 인정했다.
하지만 박지환은 남은 대만에서의 1번의 연습 경기 외에도 시범경기 초반까지 1군에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계속해서 이숭용 감독의 마음을 흔든다면, 개막 엔트리 진입도 꿈은 아니다.
그렇다면 박성한과 박지환의 공존 가능성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이숭용 감독도 미리 대비에 나섰다. 첫 2경기를 지켜본 후, 박지환과 관련해 코치들에게 '미션'을 줬다. 박지환에게 3루수와 2루수 수비 대비를 시키고, 올 시즌 '뛰는 야구'를 선언한 SSG의 달라진 주루 플레이 시도에도 준비하게끔 했다. 유격수가 아닌 내야 멀티 플레이어 그리고 주자로서의 가치를 활용해보겠다는 뜻이다.
박지환도 자신감을 보였다. 3일부터 1군에서 3루, 2루 수비 훈련을 소화한 박지환은 4일 SSG 2군의 연습 경기에서 1번타자-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2군에서는 1번타자로 계속 나서면서 많은 타석을 소화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박지환은 "주 포지션은 유격수이긴 하지만, 2루와 3루도 다 같이 준비하라고 하셨다. 고등학교 3학년때부터는 유격수로만 경기에 나갔지만, 2학년때까지 주 포지션은 2루수였다. 또 중학교때부터 3루도 많이 봤다. 예전부터 여러 포지션을 할 수 있어서 큰 부담은 없다"고 했다.
박지환은 또 "주눅들면 제 플레이를 못할 것 같아서, 실수해도 그냥 재미있게 하고 온다고 생각하고 있다. 잘하면 더 재밌을 것 같다. 가서 즐기고 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생존 경쟁, 개막 엔트리 진입.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자이(대만)=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