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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넘어 '내 고장'을 위해...KIA 타이거즈가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4-03-04 07:41


승리를 넘어 '내 고장'을 위해...KIA 타이거즈가 사랑 받을 수밖에 …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프로 구단의 책무는 '승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기력은 최고의 팬 서비스. 이를 통해 즐거움을 주는 건 당연하다. 나아가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자부심을 주는 역할을 할 때 비로소 지역민의 사랑을 받는 '우리 구단'이 될 수 있다.

최근 KIA 타이거즈의 행보는 왜 이들이 '호남의 자부심'으로 그토록 오랜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KIA는 최근 '다문화가족과 함께 하는 주말 야구체험캠프'를 실시했다. 지난 1월 27일부터 3월 3일까지 다섯 차례, 각각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캠프는 광주-전남 지역 다문화가정 중-고교생이 참가했다. 이들은 주차별로 체력훈련과 주루플레이, 배팅 훈련, 수비 연습 등의 기술 훈련을 거쳐 마지막 5회차엔 자체 홍백전을 실시했다. 단순 훈련 뿐만 아니라 미니게임 등 레크리에이션을 섞어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2주차엔 KIA 최희섭 코치도 깜짝 등장해 사인회를 갖는 등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캠프를 진행한 박효일 코치는 "회를 거듭할수록 아이들의 실력이 늘어가는 게 눈에 보였다.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에 참가해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모 학생은 "TV에서만 보던 코치님들에게 야구를 배울 수 있어 선수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며 "함평 챌린저스필드 밥도 맛있고, 캠프에서 사귄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내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승리를 넘어 '내 고장'을 위해...KIA 타이거즈가 사랑 받을 수밖에 …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다문화'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낯설지 않은 풍경. 하지만 '다문화'를 향한 우리 사회의 시선과 접근법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인종-국가-언어의 벽이 없는 스포츠는 다문화와 하나가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문화적 수혜에서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비수도권에서의 접근은 제한적이다. 이런 가운데 KIA는 퓨처스(2군) 선수단 훈련장을 활용해 지역 꿈나무들에게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역 사회의 일원 다운 노력을 펼쳤다.

다문화 캠프 외에도 KIA는 다양한 지역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다. 지난해엔 연고도시인 광주 시민들에게 '어머니 산'으로 불리는 무등산의 지킴이로 나섰다. 무등산국립공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시즌 중 무등산을 테마로 한 '무등산 데이'를 실시했다. 투-타에서 미래의 축을 담당할 김도영(20) 윤영철(19)의 기록과 연계해 무등산 보호기금을 마련하는 기부 협약도 진행했다.


승리를 넘어 '내 고장'을 위해...KIA 타이거즈가 사랑 받을 수밖에 …
◇스포츠조선DB
구단의 행보에 선수들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해 '그런 날'로 불린 온라인 밈으로 큰 화제를 몰고왔던 김도영이 대표적. 광주동성고 출신의 '로컬보이'인 김도영은 지난해 구단이 제작해 판매한 '그런날 티셔츠' 수익 중 초상권료 전액과 자신의 기부금을 더해 올 초 광주 서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를 찾아 인재양성 후원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부상으로 수술 후 재활 중이었음에도 의미 있는 행보를 펼쳤다. 김도영은 이 후원금 전달 외에도 지난해 무등산 훼손지 복원 기금으로 5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김도영은 "팬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기금을 마련해 뜻 깊은 일을 할 수 있었다"며 "야구 꿈나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어 기쁘고, 앞으로도 선행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승리를 넘어 '내 고장'을 위해...KIA 타이거즈가 사랑 받을 수밖에 …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야구를 통해 호남인의 긍지를 심자'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출발한 타이거즈. 모기업은 바뀌었지만 타이거즈라는 이름과 정신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고, '호남', '프로'라는 이름을 짊어진 채 해야 할 책무도 잊지 않고 있다. 40년이 넘는 역사 속에 타이거즈가 호남을 넘어 전국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비결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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