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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최고 152㎞, 신인상 타고 싶다" 20세 부산사나이의 패기, '신무기' 앞세워 5선발 도전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4-03-01 07:21


"직구 최고 152㎞, 신인상 타고 싶다" 20세 부산사나이의 패기, '…
인터뷰에 임한 원상현. 김영록 기자

[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원래 1군에 머무는게 목표였는데, 이제 바뀌었습니다. 5선발을 목표로 하고, 신인상에도 도전해보겠습니다."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선발진을 갖춘 팀. 그 한 자리를 20세 부산 사나이가 꿈꾸고 있다.

KT 위즈 원상현은 부산고 시절 아픈 기억이 있다. 그가 부상으로 휴식을 취한 전국대회에서 모교가 우승했고, 그가 돌아온 뒤 청룡기 등 다른 대회에선 우승을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드래프트 순위가 크게 흔들렸다. 그래도 1m85의 탄탄한 체격에서 뿜어져나오는 150㎞ 강렬한 직구의 매력은 원상현을 1라운드 전체 7번으로 프로 무대에 입문케 했다.

KT 입단은 새로운 기회다. KT는 명장 이강철 감독의 지휘 아래 3년전 통합 우승을 거머쥐었고, 지난해에도 한국시리즈에 오른 강팀이다. 고교 시절의 아쉬움을 프로에서 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원상현은 1일 일본 오키나와의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첫 실전이다.


"직구 최고 152㎞, 신인상 타고 싶다" 20세 부산사나이의 패기, '…
원상현. 사진제공=KT 위즈
원상현은 드래프트 당시를 떠올리며 "조금 불안한 느낌도 있었다. 그래도 (일찍)이름이 불려서 긴장이 풀렸다"면서 웃었다. "팀 분위기는 10개 구단 중 제일 좋은 것 같다. 선배님들이 진짜 잘 챙겨주신다"는 속내도 덧붙였다.

"몸상태는 아주 좋습니다. 직구는 지금 151~152㎞까지 나옵니다. 스프링캠프 오기 전에 필리핀캠프에서 몸을 다 만들고 왔습니다."


KT는 쿠에바스-벤자민 외인 원투펀치에 고영표 엄상백으로 1~4선발을 꾸린 상황. 소형준은 오는 7월쯤 복귀 예정이다. 원상현은 김민과 5선발 한자리를 다투고 있다. 페이스가 좋았던 이채호는 뜻하지 않은 발목 염좌로 귀국, 경쟁에서 한발 물러선 상황.

이강철 감독은 "원상현 공이 정말 좋다. 다만 원상현 혼자에게 5선발을 맡기는 건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어 "6월까지 버티는 게 중요하다. 소형준, 심우준, 권동진이 돌아오면 마운드도 내야도 숨통이 틔인다"고 강조했다.


"직구 최고 152㎞, 신인상 타고 싶다" 20세 부산사나이의 패기, '…
원상현. 사진제공=KT 위즈
이강철 감독의 칭찬을 원상현도 뿌듯하게 흡수하고 있다. 그는 "감독님이 따로 말씀해주실 때도 있지만, (기사로도)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야구 말고도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서 기사를 자주 봅니다"라며 "요즘은 가끔 제 이름을 검색해보기도 합니다"라며 웃었다. 이어 "책임감 부담감, 당연히 들지만 일단 좋은 기회잖아요. 열심히 해야죠"라며 의지를 다졌다.

고교 시절 체인지업을 연습했지만 장착에 실패했다. 대신 배우열 전병두 제춘모 코치로부터 전수받은 스플리터를 손에 익히고 있다.

원래 묵직한 커브를 지녔다. 원상현 스스로도 "커브는 누가 나와도 자신있습니다. APM도 놓고 낙차도 크고 빠릅니다. 프로에서도 좋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할 정도. 이강철 감독은 원상현이 선발투수로 자리잡으려면 구종 하나 정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때문에 연습경기에서 다양하게 써볼 것을 권했다.


"직구 최고 152㎞, 신인상 타고 싶다" 20세 부산사나이의 패기, '…
원상현. 사진제공=KT 위즈
"체인지업은 부드럽게 끌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전 던질 때 백스윙도 짧고, 팔을 채찍처럼 휘둘러서 스윙이 빠른 편이에요. 그래서 포크볼이나 스플리터 계열이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원상현은 "손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살짝 걸어서 직구와 같은 폼에서 던지는 걸 연습중입니다"라며 웃었다. 이어 "전 도망가지 않습니다. 직구에 자신이 있으니까 스트라이크 위주로 공격적인 피칭을 합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강철 감독의 격려 덕분일까. 원상현의 목표는 1군에서 5선발로, 신인상으로 점점 높아졌다.


"직구 최고 152㎞, 신인상 타고 싶다" 20세 부산사나이의 패기, '…
인터뷰에 임한 원상현. 김영록 기자
경쟁자가 만만치 않다. 그는 "김택연과 황준서가 잘하더라구요"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택연이랑은 원래 연락 자주하는 사이에요. 1라운더 전국구 친구들은 두루 친한 편인데, 다들 야구를 잘하잖아요. 그중에서도 택연이는 쉽지 않겠더라고요."

원상현은 "전 현실주의자입니다. 꿈은 크게 꾸지 않습니다"라며 웃은 뒤 "그래도 전 한살 많기도 하고. 자신감, 자부심을 갖고 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오키나와(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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