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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번에도 팬심이 감독을 만들까. 하지만 타이거즈는 또 다른 색깔을 지닌 구단이다. 벌써 시끄러운 차기 감독 후보 하마평. 과연 누가 될까.
김종국 전 감독은 영장 청구 실질 심사 이후 영장이 기각되면서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게 됐다. 일단 당장 구속되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수사가 언제 종결될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김종국 전 감독과는 최초 계약 기간 3년 중 1년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이 발생하면서 KIA는 연초에 새 감독을 찾아야 하는 사상 초유의 과제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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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KIA는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치가 높은 팀이다.
지난해 최종 순위 6위로 가을야구에 실패했지만, 워낙 타선이 좋다. 나성범, 최형우, 김선빈, 김도영, 소크라테스 브리토 등 상위 타순, 중심 타순 가릴 것 없이 까다로운 타자들이 즐비하다.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 임기영 등을 중심으로 하는 선발진과 불펜 구성도 타팀과 비교해 밀리지 않는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2명 윌 크로우, 제임스 네일도 현역 빅리거급으로 심사숙고해 뽑았다. 외국인 선수들만 기대 만큼 성적을 내준다면 3위 이상, 우승까지도 도전해볼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KIA는 전통의 인기 구단이다.
수도권 포함, 월등한 규모의 원정팬을 보유할 정도의 전국구 인기 구단. 기본적으로 팬의 관심도 자체가 높다.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인기팀 감독' 자리. 어느 야구인이든 한번은 욕심내볼 수밖에 없는 명예로운 왕관이기도 하다.
KIA는 예상치 못하게 갑작스레 새 감독을 뽑게 됐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감독을 교체한 타 구단도 있다.
성적에 목마른 롯데 자이언츠는 두산에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적을 올린 명장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 SSG 랜더스는 통합 우승을 일궜던 김원형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고, 단장 경력자 이숭용 신임 감독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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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도중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났고,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로 마친 터. 서튼 감독이 물러나기 전부터도 차기 감독 김태형을 희망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컸다. 그야말로 전폭적인 지지였다.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김태형 부임설'이 먼저 흘러나왔다.
김태형 감독이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한다는 기사가 나왔다가 구단이 "아직 면접을 보지도 않았다"고 적극적으로 부안했는데, 팬심이 더욱 들끓었다. 김태형 감독을 선임해서 성적을 내야 한다는 항의성 주장이 빗발쳤다. 결국 대세의 흐름을 꺾는 역풍은 없었고, 롯데는 김태형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하는 작업을 빠르게 마무리했다. 김태형 감독도 취임 당시 "김태형이라는 감독을 선택해주신 롯데 팬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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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KIA 구단이 추구하는 방향이 팬들이 원하는 인사와 일치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십수년 간 성적이 부진할 때마다 감독 경질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KIA는 그런 면에 있어서는 뚝심을 가지고 있는 팀이었다.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팬들의 의견도 물론 중요하지만, 너무 자주 흔들릴 경우 중심을 잃게 된다고 봤다. 결국 우승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었다.
더군다나 지금은 비상 상황이다. 판 전체를 흔들기에는 개막이 너무 임박한 시점. 한꺼번에 모든 코칭스태프를 교체할 수 없고, 짜여진 틀에 들어와 맡은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능력자'가 필요하다. KIA 타이거즈의 새 감독이라는 자리가 너무나 매력적이지만, 반대로 말해서 지금 상황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