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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미아 위기→극적인 사인&트레이드 반전 "작년에는 야구가 행복하지 않았다"[인터뷰]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4-01-21 18:29 | 최종수정 2024-01-21 21:39


FA 미아 위기→극적인 사인&트레이드 반전 "작년에는 야구가 행복하지 않…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이지영. 인천=나유리 기자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렇게 큰 페스티벌은 삼성에 있을 때도 안해본 것 같은데요."

이제는 SSG 랜더스 선수다. 돌고 돌아 고향팀으로 왔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육성 선수로 시작해 키움 히어로즈를 거쳐 SSG로 이적했다. 키움에서 주전 포수로 확실히 발돋움 했고, 국가대표 태극마크까지 달았지만 영광의 시간은 금새 지나갔다. 지난해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좀 더 많아졌고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FA 등급제 B등급인 이지영은 조건보다 기회를 쫓았다. 키움에서는 더이상 출전 기회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FA를 선언했고 이적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리고 극적으로 키움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에 동의하면서 SSG로 이적할 수 있게 됐다. 키움이 이지영과 계약 기간 2년 총액 4억원(연봉 3억5000만원, 인센티브 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후 SSG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SG는 트레이드 대가로 현금 2억5000만원과 2025년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건넸다.

인천 출신인 이지영은 경성대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당시 SK 와이번스의 육성 선수 테스트를 봤었다. 결과는 탈락. 이후 삼성의 육성 선수 테스트에 합격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됐지만, 결과적으로 돌고 돌아 다시 인천 연고 팀에 오게 됐으니 운명이 아닐 수 없다.


FA 미아 위기→극적인 사인&트레이드 반전 "작년에는 야구가 행복하지 않…
이지영. 스포츠조선DB
2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SSG 팬 페스티벌 현장에서 이지영은 SSG 선수 자격으로 첫 공식 석상에 나섰다. 무대 위에 올라가 팬들에게 "SSG 포수 이지영입니다"라고 소개를 해 큰 함성과 박수를 받았다. "아직 배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지 않아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면서도 행복한 표정을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이지영은 "(팬 페스티벌)스케일이 좀 다르긴 하다. 이렇게 크게 하는 것은 삼성에 있을 때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SSG에서 그의 등번호는 59번. 원래 줄곧 그의 등번호는 56번이었다. SSG에서는 전의산이 56번을 달고 있다. 이지영은 "남는 번호 3개 중에 59번을 선택했다. 저는 원래 번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삼성 때도 육성 선수 일때 56번이 남아있어서 달았고, 키움에서도 그 번호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어서 달았을 뿐이다. SSG에 와서는 의산이가 56번에 대해 애착이 있는 것 같더라. 그래서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다는 의미로 새 번호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FA 미아 위기→극적인 사인&트레이드 반전 "작년에는 야구가 행복하지 않…
김재현 단장과 이지영. 사진=SSG 랜더스
이지영은 키움에서 주전 포수로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이끌었던 2022시즌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재작년에 정말 너무 즐거운 마음으로 야구를 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경기를 많이 뛰지 않았다. 팀 사정상 어린 선수들을 키워야 하는 거고 (이해한다). 작년에는 야구가 즐겁지가 않더라"고 돌이켰다.

30대 후반의 나이. 이제 야구 인생도 후반부에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은 열정만큼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안우진 등 키움의 투수들은 이지영의 이적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후배 투수들과 정도 많이 들고, 호흡도 잘 맞았던 이지영이다. 그는 "후배들이 저를 좋아해줘서 진짜 고맙다. 그래도 야구를 하고 있고 야구장에서 볼 수 있는 선수들이다. 물론 저도 많이 아쉽고 선수들이 많이 따라줬었기 때문에 고맙다. 앞으로도 자주 연락하고 지내면 되니까 그렇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키움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이지영은 오는 30일 SSG의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한다. 이제 진짜 SSG 선수로 새 시즌을 준비하게 된다. 그는 "작년에 소속팀(키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서 일찍 쉬고 일찍부터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 거의 몸을 다 만든 상태다. 이제 어떻게 준비하냐보다 캠프에 가서 SSG 선수들과 어떻게 함께 하느냐가 가장 문제인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지영은 "저의 개인적인 목표는 생각 안한지 오래다. 다만 많은 이닝을 뛰고 싶은 욕심은 있다. 선수는 항상 많이 뛸 때가 행복하고 즐거운 것 같다. 그게 저의 유일한 목표"라고 새 시즌 구상을 밝혔다.

SSG는 이지영과 김민식 그리고 조형우, 박대온, 신범수까지 5명의 포수들이 본격적인 주전 경쟁 체제에 돌입한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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