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 돈이면 왜 한국까지…" 현실 반영 못하는 외인 샐러리캡, 과연 이대로 좋은가[SC시선]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12-27 13:00


"이 돈이면 왜 한국까지…" 현실 반영 못하는 외인 샐러리캡, 과연 이대…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 페디가 타자의 체크 스윙을 지적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4.30/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6일 현재 KBO리그 팀과 계약을 마친 외국인 선수는 26명이다.

LG 트윈스와 KT 위즈, SSG 랜더스,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 등 7팀은 3명의 외국인 선수 한도를 모두 채웠다.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도 남은 외국인 선수 한도를 곧 채울 전망.

현재까지 계약한 26명의 외국인 선수 중 KBO리그 유경험자는 17명, 그 중 15명은 재계약이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서 두 시즌을 보낸 뒤 방출됐던 멜 로하스 주니어와 2022시즌 부상으로 KT를 떠났다가 미국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 계약을 했던 헨리 라모스는 새 시즌 KBO리그 복귀전을 치른다.


"이 돈이면 왜 한국까지…" 현실 반영 못하는 외인 샐러리캡, 과연 이대…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베어스와 kt위즈의 경기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기전, KT 로하스가 수비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11.09/
재계약 선수 대부분은 각자 소속팀에서 뚜렷한 성과를 남겼거나, 대체 선수로 합류해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새 계약에 합의한 케이스. 리그 적응의 불확실성을 지우고 안정적인 전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 요소다.

다만 이런 재계약, 복귀 흐름을 단순히 긍정적으로만 보긴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유독 많아진 유경험자들의 존재는 외국인 수급 시장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야구계에선 이번 스토브리그 들어 외국인 수급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소리가 적지 않다. 빅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소위 AAAA급 선수들은 한국행 제의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돈'이다.


"이 돈이면 왜 한국까지…" 현실 반영 못하는 외인 샐러리캡, 과연 이대…
2022 프로야구 시범경기 KIA타이거즈와 kt위즈의 경기가 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라모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3.17/
'금전적 보상'은 빅리그 도전 대신 낯선 KBO리그로 향할 수 있는 가장 큰 동기부여다. 그러나 KBO리그가 규정하고 있는 신규 외국인 선수 총액 상한인 100만달러로는 구미를 당기기 힘들어졌다. 2023년 기준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은 72만달러, 트리플A 최저연봉은 35만달러다. AAAA급 선수 입장에선 빅리그 승격시 KBO리그와 견줘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을 이유로 태평양을 건너는 모험을 택하기 쉽지 않다.


2019년 KBO리그가 신규 외국인 선수 총액 상한제를 실시할 때만 해도 큰 문제는 없었다. 당시 빅리그, 마이너리그 최저 연봉과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했기에 100만달러 한도 내에서 신규 외국인 선수 수급이 가능했다. 하지만 KBO리그가 규정을 고수하는 사이 시대는 바뀌었고, 어느덧 각 팀의 전력 보강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 돈이면 왜 한국까지…" 현실 반영 못하는 외인 샐러리캡, 과연 이대…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신규 외국인 선수 총액 상한제 및 외국인 샐러리캡 도입 때부터 '질적 하락'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차선책으로 데려온 선수들이 과연 각 구단이 원하는 국내 선수 이상의 기량 발휘 뿐만 아니라 리그 수준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느냐는 것. 2023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14명의 외국인 선수 중 8명이 시즌 중 퇴출된 것도 이런 질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이다.

KBO 이사회는 지난달 6주 이상 부상 시 월 최대 10만달러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제도를 새롭게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 달 남짓한 기간을 뛰기 위해 한국을 찾을 외국인 선수가 과연 몇이나 될지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신규 외국인 선수 총액 100만달러 제도는 동결됐다.


"이 돈이면 왜 한국까지…" 현실 반영 못하는 외인 샐러리캡, 과연 이대…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키움 도슨. 인천=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30/
지금의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매력적인 곳이 아니라는 게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최상의 경기력으로 최고의 팬서비스를 제공하고 흥행과 수익을 창출해야 할 프로야구의 목적을 따져볼 때, 현 외국인 제도에 대한 고찰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